화가세계에도 반짝 스타가 있다
화가세계에도 반짝 스타가 있다
  • 박정수 미술평론가
  • 승인 2010.12.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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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린다고, 개인전을 했다고 다 화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화가란 그림 그리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전문가로서 그림을 통해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화가로 살기는 몹시나 힘들다.

아는 사람이 사주는 그림 말고, 미술시장에서 모르는 사람이 오로지 그림만 보고 그림이 가끔이라도 팔려야 화가 반열에 끼일 수 있다. 부모친지, 사돈의 팔촌의 등골 빼먹으며 평생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이름을 얻어야 한다. 누구나 이름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화가로서 자신의 독특한 영역과 사회적 명성이 시작되는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어느 젊은 화가가 말한다. ‘내 그림의 성격과 맞지 않는 그룹과는 절대 전시하지 않아요.’ 큰일 날 소리다. 걸음마도 못하면서 걸을 때 폼을 만들려 든다. 사람의 성격은 자라면서 형성되고, 사회생활 하면서 바뀌기도 한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형식과 내용이 형성되는 것이다. 미리 내용 없는 형식을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은 작가가 자신만의 고유한 형식을 추구하다보면 내용 없는 <무늬 발명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대중스타들 중에 ‘반짝스타’라는 것이 있다. 돈과 미디어를 이용한 일시적 관심이 집중되는 경우다. 결과적으로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에 반짝스타라 칭한다. 모 방송의 <슈퍼스타K>를 통한 등용문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기획사의 작전에 의한 데뷔가 대다수였다. ‘길거리에서 캐스팅’ 당했다는 말도 있는데 무작정 지나가다 캐스팅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어느 감독이, 어느 기획사가, 어느 드라마가 어디에 나타나고 촬영하는지를 꿰뚫은 다음, 수많은 시간을 근처에서 어슬렁거려야 한다. 자주 눈에 띄고 가능성이 있어보여야만 말이 건네질 뿐이다. 

미술계에도 반짝 스타가 종종 등장한다. 짧으면 2년 길면 4~5년 간다. 이 스타가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것은 절대 아니다. 꾸준한 발표와 미술계 언저리를 맴도는 시간은 짧게 잡아도 10년이다. 간혹 대학생이 데뷔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말 그대로 기획사(화랑)에 의 캐스팅일 뿐이다. 여럿 뽑아놓고 자유롭게 미술바닥에 풀어둔다. 간혹 전시 열어주고 그림사주고… 살아남는 자만이 반짝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여기에도 경쟁이 치열하다. 살아남지 못하면 말 그대로 ‘반짝이’일 뿐이다. 그림 잘 팔리는 화가가 있다면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화랑이나 돈 많은 기업에서 작전 잘 쓴다고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미술계나 대중스타나 에너자이저를 원한다. 이효리나 비, 소녀시대나 카라와 같은 대중 스타들도 무대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한 번의 무대를 위해 최선을 다한 의상과 안무를 준비한다. 화가들도 그러하다. 한 번의 전시를 위해 작품을 위한 팜플렛이나 액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최선을 다한다.

대중가수들은 떼거지 마케팅이 대세다. 다양한 캐릭터를 구성해 그중에 한명만 뜨면 된다는 식이다. 미술도 떼거지 마케팅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옛날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형식을 미리 구하기도 하였다. 산 작가, 하늘 작가, 소 작가, 구름 작가 등등. 이제는 섞어 비빔밥이고, 다양한 메뉴가 필요한 시대다. 반짝 스타의 공통점은 특별한 한 가지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 얼굴이 예쁘듯 섹시한 그림을 그리고, 몸매가 뛰어나듯 화려한 테크닉이 좋다. 어느 경우라도 무엇인가에 대한 뛰어난 장점이 있어야 한다. 그 장점은 무늬가 절대 아니란 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