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나전칠기 세계 우뚝서는 작품 선보일 것"
"통영나전칠기 세계 우뚝서는 작품 선보일 것"
  • 김충남 본부장
  • 승인 2009.03.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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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우리시대 장인 통영 동서공예 김종량 대표

전통과 실용을 겸비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장인.... 나이가 지긋한 중년은 누구나 영롱한 빛이 나는 고가의 나전칠기 작품을 집안에 소장하고픈 생각은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  통영 나전칠기 협회   회장 김종량
그러나 어느새 서양의 간편하고 값싼 형태의 가구들이 하나둘 안방을 차지하면서 나전칠기는 그 자리를 점점 내주고 지금은 기품있는 대갓집 마나님의 안방에서 그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며 전통나전칠기 명맥을 잇고자 노력해 가는 인물이 있다.

장인 정신 하나로 통영 나전칠기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김 종량 대표(통영 동서공예, 통영자개교실 원장)가 그 주인공.

◆통영 전통 나전칠기 명맥 유지 위해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

1966년에 나전칠기에 입문해 어느덧40여 년간이란 긴 시간을 나전칠기와 함께한 통영자개교실 원장 김종량 명인은 통영나전칠기의 ‘부침의 역사’로 말문을 열었다.

60~70년대를 풍미한 나전칠기의 호항은 거기까지였다.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80년대 이후는 더 이상 나전칠기의 시대가 아니었다. 한옥에는 나전칠기 장롱이나 가구가 어울렸지만 붙박이장이 차지해 버린 아파트에는 나전칠기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돈이 벌리지 않으니 하나 둘 나전칠기를 그만두는 사람들은 늘어만 갔고 현재는 그 많던 나전칠기 종사자가 열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쇠퇴하고 말았다. 이런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 본 김종량 명인은 정면 돌파를 통해 나전칠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로 결심한다.

그는 시대가 변하면 그에 따라 나전칠기도 변화해야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그 방법으로 체험학습을 제시했다. “청소년 수련관에서 지난 몇 년간 나전칠기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며 확신이 생겼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전승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아이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걸었다.

“컴퓨터로 작업한 첨단 디자인을 아는 요즘 아이들이 전통을 익힌다면 그 두 가지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직접 체험을 해봐야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전승의지도 자연스럽게 길러진다고 본다.

또한 그들은 통영나전칠기의 잠재 구매력자이기도 하다”며 나전칠기의 앞날이 그리 어둡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후불탱화 대작 통영 전통나전칠기 기법으로 작품화

그는 불교의 후불탱화(불상 뒤 배경이 되는 그림) 대작을 통영전통 나전칠기 기법으로 작품화 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장인이다. 거제도 금수사에서 제작 의뢰품인 후불탱화(가로 2m 50) 높이 2m)를 국내 최초로 나전칠기 작품으로 탄생시키기 위해 오늘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작품은  제작기간만도 1년 4개월이 걸리는 대작이다.
그는 “이번 부처님 오신 날 거제 금수사에 봉정 할 예정입니다. 김 종량 명인의 일생일대의 대작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김 명인은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는 나전칠기를 위해 ‘통영자개교실’을 개관했으며 순수 자비로 도남동에 지어 올린 아름다운 3층 건물에는 김종량 명인의 꿈뿐만 아니라 모든 나전칠기인의 희망이 살아 숨쉬고 있다.

‘통영자개교실’은 많은 시민들에게 나전칠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나아가 나전칠기의 맥을 잇게 하겠다는 통영 뚝심의 장인 포부가 담긴, 통영 나전칠기의 미래를 책임지는 공간인 것이다.

자개교실에는 나전칠기를 체험하기 위해 학생 및 시민 수백 명이 다녀갔으며, 관내 고등학생, 이주여성 단체,타지에서 온 관광객의 경우 나전칠기 체험을 위해 숙박 지까지 통영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  김 명인의 꿈과 희망을 조각하는 현장

최근에는 마산에서 온 대학생 50여명이 참여했으며, 한산대첩제전 기간 중 문화마당에 나전칠기 체험 현장교육장을 열어 일반 시민,학생 관광객등 약 3천 명 정도 관람 및 체험에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또한 통영 시청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이순신 아카데미’ 교실도 열었다.

직원들이 모두 힘을 합쳐 큰 작품을 완성하고 그 작품을 시청 벽면에 장식하기로 하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는 바탕목판을 잘게 나눠 모자이크 형식으로 조합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공동작업이 가능한 것이다.

김 명인은 “ 공동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전칠기는 애향심과 협동심을 기르는 데 이만한 소재가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세계 속에 우뚝 선 명품, 밀라노 디자인전시회 출품

전국공예대전 금상 외 30여 차례의 수상경력에 빛나는 김종량 명인은 올해 안에 생애 첫 개인전을 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3년 후에는 세계의 디자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밀라노에서의 전시회도 계획 중이다. 통영의, 한국의, 세계의 외국인도 감탄할만한 예술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예술의 중심지, 밀라노에서 인정을 받겠다. 통영나전칠기가 전 세계에 퍼져 그 나라의 디자인으로 실내장식이나 가구에 접목되는 때가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 동서공예 나전칠기 체험 학습장
통영나전칠기는 세계적인 명품이 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며 김 명인은 나전칠기에 대한 자부심과 세계로 향한 포부를 내비쳤다.

또한 그 날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기능공 양성과 인력 수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종량 명인이 회장을 맡은 나전칠기협회는 공모전 유치, 축제 개최 등 세계로 뻗어나갈 통영나전칠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김 종량 명인의 큰 아들 또한 아버지의 뒤를 잇기로 결심, 열심히 나전칠기 기법을 전수받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 재능 더불어 고향 통영의 애향심이 크게 작용했다.

컴퓨터 그래픽의 명인을 꿈꾸는 그는 현재 아버지 일을 도우면서 미술학원에 다니고 있다. 미적 안목을 높여 안정적이면서 생동감 넘치는 구도의 디자인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대를 이어 우리의 전통을 계승할 다음세대의 멋진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Box  [취재후기]
- 통영 나전칠기, 그 찬란함
통영의 지금 3월은 겨울이 가고 새 봄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통영 중앙 시장에선 제철 도다리와 그 옆 강구안 문화마당에선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고 있다.

통영 국제음악제 준비로 인해 많은 관광객, 관계자들이 가슴속에 통영이란 두 글자를 새기고 있지 않겠는가, 유럽의 끝자락 북유럽 노르웨이 베르겐 또한 민족 작곡가 그리그가 있듯이 우리 통영은 윤이상 선생님을 기리기 위한 분주함이 너무 가슴을 뿌듯하게 하고 있다.

그 누군가가 통영을 이탈리아의 나폴리라 하지만 난 노르웨이 베르겐을 옮겨다 놓은 곳이 통영이라 부르고 싶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통제영 유적지, 통영 오광대, 통영대발 등 많은 전통문화유산을 간직한 통영, 지정받은 무형문화재만 해도 이미 여럿이다. 하지만 통영의 이런 유·무형의 전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옻칠바탕에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자개 조각을 붙이고 그림과 무늬를 놓아 제작하는 나전칠기는 예로부터 통영이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해 왔다. 통영 앞바다에서 나는 전복, 소라,조개 껍질이 가장 영롱하고 아름다운 빛깔을 띠었기 때문이다.

특히 1604년 통제영시대를 열면서 제6대 이경준 통제사는 전국에서 손 끝 여문장인들을 불러 모아 12공방을 두고 군수품을 비롯하여, 진상품, 민수품을 발전시키니 통영나전칠기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최고의 재료와 환경을 가졌으니 최고의 작품이 통영에서 탄생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로부터 300여 년 동안 통영나전칠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멀리 중국과 일본에까지 명성이 자자했다.  더불어 통영시에서 올해 통제영 및 12공방을 복원할 계획에 있다고 하니 그 기대감이 가득하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그 누군가가 가야할 소중한 한 길을 걸어온 김종량 명인. 그의 노력들의 결실로 지금 통영나전칠기의 미래가 탄탄대로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아니 지금 주행 중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장인은 세대를 넘어서도 장인이라고 하지 않는가.

 

    수 상 경 력 

          시   상   내   역

 1979년 8월 제9회 경남민예품 경진대회 특선

 1986년 5월 제16회 경남공예대전       장려

 1986년 6월 제16회 전국공예대전       입선

 1986년 7월 현대미술 대상전           동상

 1987년 5월 제17회 경남공예대전       우수

 1987년 6월 제17회 전국공예대전 대한상의회장상

 1988년 6월 제18회 전국공예대전       장려

 1989년 5월 제19회 경남공예대전       대상

 1989년 6월 제19회전국공예대전        금상

 1990년 5월 제20회 경남공예대전       동상

 1990년 6월 제20회 전국공예대전       특선

 1991년 5월 제21회 경남공예대전       동상

 1991년 6월 제21회 전국공예대전       특선

          시   상   내   역

 1996년 5월 제26회 경남공예대전       은상

 1996년 8월 제26회 전국공예대전       입선

 1997년 9월 제27회 경남공예대전       은상

 1997년 10월제27회 전국공예대전       장려

 1998년 6월 제28회 경남공예대전       대상

 1998년 7월 제28회 전국공예대전       장려

 1999년 8월 제29회 전국공예대전       장려

 2000년 7월 제30회 전국공예대전       특선

 2001년 7월 제 31회 경남공예대전      특선

 2002년 7월 제 32회 전국공예대전      특선

 2003년 12월제21회 신미술대전         입선

 2004년 12월제22회 신미술대전         특선

 2005년 6월 제8회 경남관광기념품공모전금상

 2005년 8월 제8회 전국관광기념품공모전특선

 

통영 나전칠기 협회 회장(현)
통영 자개 교실 원장 동서 공예 대표

                                                   

서울문화투데이 김충남 경남본부장 cnk@sctoday.co.kr
사진- 홍경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