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공론장>, 공공적 예술가들의 해방
<여론의 공론장>, 공공적 예술가들의 해방
  • 이은진 기자
  • 승인 2010.12.1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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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공공 예술가들이 꿈꾸었던 이상을 다시 한 번

▲파리의 상징이 된 에펠탑
[서울문화투데이=이은진 기자] 오늘날 파리의 상징이 된 ‘에펠탑’은 언제 만들어 졌을까? 1889년, 매일 밤 무전의 파란 전파가 퍼져 나오는 커다란 탑을 가진 파리가 탄생했다. 19세기 말은 현 시대를 대변하는 많은 건축, 예술과 문화가 생겼지만 또 소멸이 뒤범벅되기도 한, 혼동의 시대였다.

건축물에 이어 그 당시를 대변하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존 러스킨(John Ruskin, 1819-1900)과 윌리엄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였다. 그들은 ‘기계는 인간의 영혼을 파괴시킨다’며 기계사용을 거부했다. 또한 산업미술을 거부하고 수공예를 부활시키자고 주장했다.

그에 따라 건축, 회화, 실내장식, 디자인, 가구 등에 공통 양식을 적용해 미적 가치와 실생활을 추구하게 됐다. 그 결과 현대적으로 보면 인간을 존중하면서 기계를 인정한 디자인, ‘바우하우스’에게 영향을 줬다.

19세기 말에는 오늘날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고흐의 시대이기도 했다. 인상주의를 넘어서려는 노력으로 신인상주의가 발발했다.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주자는 단연 세잔, 반 고흐, 고갱이다. 그들은 인상파의 색채 기법을 계승하였으나 객관적 추상에 만족하지 않고 견고한 형태, 장식적인 구성, 작가의 주관적 표현을 시도하려고 했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타고 권위를 타파하고 실용의 정신을 구현한 ‘로스하우스’가 등장한다. 아돌프 로스는 ‘장식은 범죄다’라고 하며, 이전의 많은 장식물들을 없앤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19세기 말은 이전의 권위에 도전하고 인간중심의 사회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던 시대였다. 대안 공간 루프에서 열리는 <여론의 공론장>은 이런 시대를 그리워하는 하나의 외침이다. 19세기 말 공공 예술가들이 꿈꾸었던 이상을 다시 한 번 시도해 보고자 하는 힘찬 도약이다. 아직도 예술이 우리사회를 보다 나은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21세기 예술가들과의 사회적 네트워크이다.

▲가짜잡지, 가짜잡지와 친구들(2009-2010), 여러참여자의 글과 작업을 모아 독립된 책의 형태로 묶어냄. 놀거나, 소통하는 과정 그 자체이거나 기록.

이는 예술이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다는 이상을 가진 전 세계의 사회 참여적, 정치적 예술가들과 이론가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한다. 같은 기간에 미술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는 매 2년마다 동시대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을 통해서 결정된다. 전 세계의 공공 예술가들은 그에 대한 대안과 비판을 전시와 출판을 통한 예술작업으로써 발언한다. 이런 <여론의 공론장>의 전시 의도는 몇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로는, 21세기 디지털시대, 현대미술의 새로운 사회, 공공적 기능을 정립·모색한다는데 있다. 바이마르 시대나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예술가들은 예술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공공 예술가라는 19세기적 이상은 20세기 초 중반 매스미디어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발언권을 잃어버렸고, 정치이념의 대립 속에서 왜곡됐다.

▲노재운, 버려진 웹사이트(2009-2010), 디지털 환경과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한국사회의 이념적 충돌과 원인을 추척하고 징후를 드러낸다.

20세기 말에는 글로벌 자본주의 사회가 극점에 달하며 예술은 투자 대상으로 전락되고, 정치적, 사회적 기능은 약화되었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접속 평등의 새로운 사회를 창조했다.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와 여론의 공론장 출현은 우리에게 내용과 형식 모두에 있어서 예술의 새로운 공공적 사회적 기능을 모색케 한다.

▲양아치, 허우샤오시엔다운 것이며, 차이밍량스러운 것이며, 사토사키치 지향적이며, 궁극적으로는 레오 카락스이더군요(2010), 국내의 로컬 코드들을 비 관습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사회의 고정관념을 해체시키려고 한다.

 다음으로는 자본권력, 정치권력 등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예술적 공동체를 구성하자하는 것이다. 그를 통해 예술의 21세기 민주적 이상 사회에 대한 사회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미 전 세계는 전 지구적 사회 발전과 더불어 개인의 절대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 아래 고정된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uerrilla Girls, Do Woman Have to be Naked to Get Into the Met. Museum Update (2005), 85년 뉴욕에서 시작해서 현재까지 활동하는 익명의 페미니스트 그룹

이런 시점에 예술계에서도 또 다른 방향성과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21세기, 전 세계에서 공공적 예술가들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 모이게 된다. 그들이 이번 <여론의 공론장>을 통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서 벗어나 절대적 자유지구를 건설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예술과 사회의 이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안공간루프’를 찾아보라. 전시기간은 오는 2011년 2월 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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