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다산콜센터' 도대체 모르는 게 뭡니까?
'120 다산콜센터' 도대체 모르는 게 뭡니까?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3.3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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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무휴, 화상전화로 수화상담까지... 생각지 못한 서비스

 

2007년 9월 12일 정식 오픈한 ‘120 다산콜센터’가 운영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시민들의 궁금증이나 불편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고자 도입한 이 시스템은 콜센터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평균 6~7분 가까이 걸리던 전화응대서비스가 3분 이내로 줄어들었다. 지난달까지 15초 이내 상담 개시율은 90.8%, 담당부서로 전화를 돌리지 않고 직접 처리하는 1차 처리율은 94.2%로 이는 자체 목표 80%를 넘어선 것이었다. 180여명의 전문상담원이 1년 365일 24시간 상담으로 시민들의 궁금증과 불편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하루 평균 1만 5천여 건의 상담으로 현재 총 500만 콜을 달성했으며, 이용고객 만족도는 92.3%에 달한다. 이 같은 운영성과는 전문평가기관, 시민과 언론, 정부기관 모두로부터 인정받고 있으며 기업들의 서비스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불과 1여녀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룬 ‘120 다산콜센터’의 감성서비스, 상담원 교육 등 안정적인 운영비결을 파헤쳐보자.

 

연중무휴, 화상전화로 수화상담까지... 차별화 된 서비스

다산콜센터의 목적은 시민고객의 불만·불편을 줄이고 궁금한 사항을 속 시원히 해결하는 전화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를 위해 서울시의 각종 민원전화와 산하기관의 ARS 전화번호를 ‘120’번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기본 160시간 이상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 상담원(주간 130명, 야간 56명, 수화가능자 13명)이 연중무휴로 상담·안내하고 있다.

120다산콜센터에서는 위치·길안내, 문화체육행사, 교통·수도·주택·건축·부동산·임대차 상담, 청각장애인 화상 및 문자 상담, 무료법률상담 등... 서울시와 관련된 사항이면 가리지 않고 모두 문의 가능하다. 전화뿐만 아니라 메신저와 화상 전화, 문자로도 상담할 수 있다.

평소 ‘120’을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정우철 군은 길을 가다 화장실이 급해졌다. 설마하고 뭐든지 알려준다는 다산콜센터의 홍보문구가 떠올라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했는데 몇 초 만에 가까운 건물 화장실을 안내 받았다.

늘 궁금한 게 많은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낙타 눈썹이 왜 길어요?, “호랑이발과 사자 발은 어떻게 달라요?”라는 질문들로 상담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런 문의도 최단시간 내에 확인해 콜백으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버스막차 시간을 물어본 정보희씨는 “늦은 시간 버스에 안전하게 탑승했는지 확인전화까지 주셨다. 상담원들의 친절한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상담하다가 전화가 끊긴 경험을 한 고혜진씨는 “내 불찰로 전화가 끊겼는데 곧 다시 전화가 왔다. 못 받았더니 나중에 문자로 자세하게 답변이 와있었다”며 다산콜센터의 친절에 흡족함을 보였다.

가끔 이용한다는 임예송씨는 처음 가는 곳의 교통편을 물었다. "일반적으로 상담원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연결음이나 묵음은 고객에게는 1분이 10분처럼 길게 느껴진다" "그러나 다산콜센터는 확인하고 상담원이 전화해온다. 고객을 기다리게 하지 않는 그 10초의 정성이 감동이었다"며 차별화된 서비스에 만족해했다.

또한 "버스편과 지하철, 거리와 택시예상 요금까지 알려줬다"면서 결국 택시를 탔는데 거의 비슷한 요금이 나왔다. 다산콜센터 시스템이 이렇게 정확할 줄이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는 다산콜센터의 자랑인 '표준상담데이터베이스'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가운데 맵 프로그램은 15분 단위로 교통 상황이 업그레이드돼 거리와 교통에 따라 택시예상비용까지 알 수 있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이다.

마음을 나누는 친구, 애인, 가족의 역할도

다산콜센터의 상담원들은 단순히 불편함이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1차적인 상담 차원을 넘어 마음을 나누며 힘겨운 일상의 따뜻한 친구, 애인, 가족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경제위기가 급속도로 번져감에 따라 도움을 호소하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직 고민, 우울증, 심지어 살기 힘들다며 자살 관련 상담도 걸려온다.

다산콜센터의 한 상담원은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교도소에서 나온 후 가족과도 만나지 못하고 살아온 한 남자가 대리운전을 하던 중 사고를 냈다. 그는 보상해줄 방법이 없어 막막한 마음에 120에 전화를 걸어 하소연했다. 상담원은 전화를 끊고 불길한 마음에 경찰서와 119에 위치추적을 요청했다. 나중에야 통화가 끝난 후 차도에 뛰어들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상담원은 “그 분이 ‘무언의 외침을 들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해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며 “상담하는 것이 힘들지만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을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산콜센터의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상담서비스는 시민들에 이어 전문평가기관과 언론, 정부기관 등으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2007년 9월 정식운영 이후 그해에만 ‘2007 지방자치단체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행정안전부)에서 국무총리상, 한국의 우수콜센터 선정(한국능률협회컨설팅)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유일 ‘한국의 우수콜센터 선정(한국능률협회컨설팅)’, 베스트콜센터 인증(한국콜센터산업정보연구소), 공공기관 최초로 '콜센터서비스 KS 인증', 2009년 고객감동경영대상(한국소비자포럼) 공공행정부문 2년 연속 종합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러한 수상실적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120다산콜센터는 공공기관이나 타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민간 서비스 우수기업과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밀려드는 벤치마킹 요청에 최근에는 주1회 콜센터 상담환경, 시스템, 네트워크를 상세히 알려주는 투어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다.

고객 불만, 그래도 아직...

다산콜센터가 1년 6개월 여 만에 이 같은 성과를 이루기까지 기존의 전화 상담에서 문제돼왔던 절차상의 복잡함이나 상담원의 불친절, 무성의한 답변, 엉터리 정보제공 등 관공서의 고질적인 병폐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갑자기 바뀐 면접 장소에 우왕좌왕하던 정미선씨는 120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기계음만이 들릴 뿐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그녀는 “광고를 통해 알고 난 후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계속되는 자동음성에 지쳤다. 통화량이 많아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실망감을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현재 다산콜센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운전을 자주하는 조상혁군은 “잘 모르는 곳을 갈 때면 항상 다산콜을 이용한다”며 “길 안내의 경우 상담원마다 검색하는 시간도 다르고 가끔 설명을 헷갈리게 해줘 더 헤매는 경우도 있다”고 넌지시 말했다.

다산콜센터는 테스트를 통해 동일한 정보를 찾아내거나 안내하는 능력을 가려내 자주 묻는 교통, 수도, 일반행정의 경우 전문상담원을 따로 배치했다.

표준상담데이터베이스와 포털사이트까지 총동원해 최대한 성의를 가지고 상담하고 있지만 상담원이나 다산콜센터에서 바로 해결해줄 수 없거나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항상 고객과의 최초상담을 녹음하고 메모해 콜백이나 문자로 답변해주고 있다. 또한 센터에서 담당하지 않는 문제라도 신고가 들어오면 담당부서나 관계기관에 대리 신고하고 처리결과를 고객에게 알려준다.

평소 다산콜센터에 관심이 많아 홈페이지에도 자주 들르는 이두현씨는 “가끔 게시판에 상담원의 불친절을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온다”며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전화상담 후에 그 상담원과의 통화에 대해 시민이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산콜센터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시정모니터요원이나 자원봉사요원 등 미스터리 쇼퍼들이 활동하고 있다. 수시로 상담원의 서비스를 평가해 부족한 부분을 코치해 줘 개선시키도록 하고 전 상담원을 대상으로 매년 140시간 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상담원의 업무숙지도 향상, 친절 서비스마인드 강화, 전화응대 점검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시민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홀몸 노인 안심 서비스, 안심

현재 다산콜센터의 이용고객은 하루 1만 5천여 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고객으로 가장해 서비스 등을 평가·점검하는 사람)를 통해 120 다산콜센터의 전화상담 능력과 친절도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시민고객의 서비스 이용만족도가 90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황정일 고객만족추진단장은 “운영 이후 다양한 서비스 확대와 상담품질 개선으로 시민들에게 많은 칭찬과 격려를 받았다”며 “하지만 이러한 칭찬은 더 높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로 이어져 서비스 만족도를 올리는 것이 더 어려워지게 된다. 천만 시민고객의 감동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길준 시민고객담당관은 “단 한사람이라도 불만을 호소한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므로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고객이 항상 옳다’는 자세로 고객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고객의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산콜센터는 그동안에도 시민의 눈높이에서,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부단히 노력해왔다. 끊임없이 서비스를 개선하고 개발해 상담의 질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120 다산콜센터 홈페이지에서 웹폰을 이용하면 무료로 120에 전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120 다산콜센터의 시민고객 이용만족도 100%를 향한 노력은 끝이 없다. 지난 9월부터는 영어, 중국어, 일어에 대한 외국어 상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해 12월 모 일간지의 독자투고에는 일본인 친구가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 상담서비스를 이용하고 감동을 받았다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문의 오전 10시대와 오후 11시 이후부터 2시간정도의 문의가 몰리는 취약시간대와 심야시간의 교통 불편이나 수도고장 신고 등에 대해 신속한 처리가 가능해지도록 한다. 그리고 치매노인과 실종아동 위치확인 및 안심서비스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