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 지도를 통해 보는 우리 땅, 세계 땅' 성신여자대학 박물관
'엣 지도를 통해 보는 우리 땅, 세계 땅' 성신여자대학 박물관
  • 현창섭 기자
  • 승인 2010.12.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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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미술에 깃든 우리땅 이야기- 땅을 그리다展'

[서울문화투데이=현창섭 기자] 활기 넘치는 대학가를 지나 성신여대 박물관으로 향했다. 성신여대박물관은 학교 설립자   이숙종(1904~1985)여사의 동상 옆으로 아담하게 자리 잡은 박물관 이었다. 일전에 한국박물관협회회장인 전보삼 선생이 자신이 운영하는 만해 박물관을 두고 한 말씀이 생각났다. ‘눈 밝은 사람 순서’로 온다는... 성신여대 박물관도 그랬다. 주의를 기울여 찾지 않으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곳에 있었다. 있는 듯 없는 듯 존재 하고 있는 것이 성신여대 박물관의 매력 일 지도 모른다.

▲전시관 내부모습. 가운데 바닥에 펼쳐진 것이 보물 850호 대동여지도로 총 22첩으로 구성돼 있다. 원본사이즈를 1:1복원해 전시중이며, 지도의 원본은 지난 10월 개관일 하루만 일반에 공개됐다.

성신여대 박물관은 초기에 설립자 이숙종여사의 수집품으로 만들어 지기 시작 했다. 이숙종여사는 동경미술대학을 졸업한 그 당시 신 여성이라 말 할수 있다. 이후에 작가적 작업 보다는 교육에 뜻을 두어 성신여대를 새웠다. 초기에는 주로 여성물건들과 도자기류 미술품등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이후에 과학사를 전공한 박물관장이 오면서 지도와 천문도를 수집하기 시작해 지금은 여성용품과 현대 미술품들 그리고 지도와 천문도가 성신여대의 자랑이 됐다.

지난 10월 20일부터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상설전시 되고 있는 ‘지도와 미술에 깃든 우리 땅 이야기-땅을그리다’ 전시는 오는 2011년 대동여지도 판각 150주년을 맞이해 사료의 가치를 뛰어넘어 지도만이 갖는 아름다움을 새삼 발견하게 하고 땅의 다양한 표현을 통해 지도와 그림의 자유분방한 감상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대학 역사, 지리학과 학생들은 물론 인근 중고등 학교에서도 단체로 많이 찾아 온다고 한다.

▲지구천후도- 김정호, 최환기 1834년

‘지도와 미술에 깃든 우리 땅 이야기-땅을그리다’ 전시는 총 네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대동여지도’를 볼수 있는 전시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철종 12년(1861)에 김정호가 만든 전국지도로 총 22첩으로 병풍처럼 접고 펼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이 모두를 위,이래로맞추면 총 세로 7m 가로 4m의 대형 전국지도가 된다. 이 지도는 현대 지도 못지 않게 지방의 군,현,산,강 그리고 각 군현간의 통하는 도로까지 표시되어 있는 우수한 지도다. 현재 이 지도는 국가지정 보물 85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인쇄상태와 채색솜씨 그리고 보존 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도와 미술에 깃든 우리 땅 이야기-땅을그리다’ 전에 평쳐서전시되고있는 대동여 지도는 원본을 똑같은 크기로 옮긴 모작이 전시되고 있고 대동여지도의 원본은 ‘지도와 미술에 깃든 우리 땅 이야기-땅을그리다’ 전시오프닝날 하루만 공개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보물로 지정은 안 되었지만 20첩 짜리 기벙호의 다른 지도도 감상 할수 있다.

두 번째 파트는 ‘아름다운 우리 땅’이라는 주제로 대동여지도 외에 우리 땅을 그린 지도들을 만날 수 있다. 1730년대 작품 ‘여지대전도-도성도’ ‘팔도총도-조선전도’ ‘팔역지-동국팔도대청도’등의 다양한 지도를 관람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의 모습을 조망한 전도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이르러 과학적인 형태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물줄기의 흐름과 폭, 방방곡곡으로 이어진 산줄기, 모습과 고을의 인문정보까지 기록된 지도는 요즘 흔한 GPS나 변변한 측정장비도 갖추지 못했을 때에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라움을 갖게한다.

▲ 애벌레가 나에게 가르쳐 준것- 장욱희 퍼포먼스 영상, 지도처럼 표현한 나뭇잎을 통해 자연파괴에 대한 문제제기를 보여준다.

세 번째 파트 ‘넓은 세상을 향한꿈’에 이르러 우리는 세계로 눈을 세계로눔을돌릴 수 있다. 바로 우리 선조들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잘 투영하고 있는 세계지도다. 선조들이 세계를 그려 나갔던 방식은 크게 세가지 정도로 요약할수 있다. 첫째, 조선시대의 세계지도는 동양적 방식으로 그린 지도로 중국을 중앙에둔 중화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하게 발달한 지도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적 세계를 그린 지도다. 원시신앙과 도교, 불교, 유교의 혼합적 세계관을 가진 지도로 우리 선조들의 재치를 엿볼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서구에서 도입된 지도로 투영법과 경위선을 바탕으로 만든 근대식 지도다.

마지막 파트 ‘자연을 그리는 마음’ 에서는 고지도의 ‘기능’ 중심의 지도가 아닌 ‘주관적 감상’으로 풀어낸 지도로 예술가들의 지도에 관한 작품을 볼 수 있다. 회화에서부터 조각 설치 작품, 퍼포먼스 영상까지 만날 수 있는 전시로 지도에 대한 색다른 해석과 요즘우리 땅에 관한 예리한 비판도 만날 수 있다.

▲천하도라는 이름의 세계지도- '여인국'이라는 사상의 나라를 표현한 부분이 재미있다.

눈으로 볼 것 많고 재미나는 것도 넘쳐나는 시대에 박물관에 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일수 있다.
더욱이 대학박물관 마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요즘 현실에 다행스럽게도 성신여대 박물관은 많은 투자와 관심이 이뤄지고 있었다. 설립자의 첫 마음과 그 마음을 이어 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현재의 박물관을 만들어 온 것이다. 앞으로도 성신여대 박물관은 제2캠퍼스 개관과 함께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성신여대 박물관의 ‘지도와 미술에 깃든 우리 땅 이야기-땅을그리다’ 전시는 내년 8월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