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가서 그냥 오면 후회 할 껄~ '로봇 박물관'
대학로 가서 그냥 오면 후회 할 껄~ '로봇 박물관'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3.31 12: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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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 시대 · 산업별 전시, 로봇 역사 · 가치 배울 수 있어


연극, 뮤지컬을 보기위해 한 번쯤은 가는 그 곳, 이미 수십 번을 그냥 지나쳤을 그 곳. 대학로에는 엄청난 것이 숨어있다. 바로 2004년 5월 개관한 ‘로봇박물관’. 박물관이라고 해서 그냥 단순히 소장품이나 전시품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입구부터 체계적으로 전시된 세계의 다양한 로봇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로봇의 역사와 가치를 배우게 된다. 로봇을 통해 나라별, 시대별 디자인과 로봇산업 등 심지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로봇박물관’은 단순히 추억을 되새기는 곳이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추억과 함께 문화적인 감성과 상상력, 창의력으로 미래 로봇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고 인간은 인간과 가장 닮은 로봇을 만들었다’는 개념을 기본으로 로봇의 태동부터 미래의 지능 로봇까지 상상해볼 수 있는 로봇의 보고.

인간이 꿈꾸던 상상력으로 창조하고 개발해낸 로봇이 현실이 되어 인류 문명과 산업발전에 어떻게, 얼마나 기여했는지 전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1900년 소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한 최초의 로봇 장난감인 독일의 양철로봇 ‘틴맨’을 비롯해 1920년대 영화 메트로폴리스에 등장한 최초의 여성로봇 ‘마리아’는 세계를 통틀어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2, 3층의 300여 평에 포괄적으로 모은 3천5백여 개의 전 세계 로봇들이 시대별, 나라별, 산업별로 체계적으로 전시돼 있다.

▲ 공상과하관 같은 로봇박물관 제 1전시장 입구의 벽면
제1전시관에서는 나라를 뛰어넘어 시대에 따라 발전해온 로봇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눈에 보는 로봇 스토리’는 세계 최초 최다국의 초기로봇이 앙증맞게 전시돼 있다.

1900년대 독일에서 탄생한 로봇으로 시작해 1920년대 오스트리아, 1930년대는 미국, 독일, 스위스 등 40개국의 로봇의 역사와 세계최초 최다국의 초기로봇을 통해 나라 저마다 가진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한국 초기의 로봇’, ‘아버지와 아들’관은 슈퍼로봇 마징가Z부터 그레이트 마징가, 울트라 맨, G건담까지 똑같은 캐릭터가 시대에 따라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 미국의 슈퍼맨, 일본의 아톰, 우리나라의 '로봇 태권V'를 만날 수 있는 '국가이미지 경쟁관'

‘국가이미지 경쟁관’에는 1930년 미국의 경제공황을 일으키는데 힘이 된 ‘슈퍼맨’, 1951년 원자폭탄의 피해로 일본이 큰 충격과 고통으로 힘들어하던 시기에 나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아톰’, 1976년 우리나라의 ‘로봇 태권V’ 등의 탄생배경에서 그 나라의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로봇’을 보다보면 로봇의 매력에 흠뻑 취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실용성을 생각한 로봇의 발전은 1986년 대만의 선풍기로봇, 2001년 미국의 최초 인터넷 반응 로봇 등 ‘로봇의 행진’에서 보여주고 있다. 귀여운 로봇들의 다양한 기능에 가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3층의 제3전시관의 로봇에서 파생된 디자인, 산업, 광고 등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로봇과 디자인’이라는 테마에서는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피노키오’ 하나를 통해 ‘로봇’을 장난감이라는 단순한 용도로만 생각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한다. 디자인과 소재 등 로봇 하나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1925년대부터 2005년까지의 강아지로봇들이 전시된 ‘강아지로봇 행진’은 손바닥만 한 작은 사이즈부터 실제 크기의 강아지까지 태엽, 건전지, 전기 등으로 하나같이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이곳이야말로 강아지로봇 하나로 로봇산업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소재와 디자인, 크기, 기능 등 그 변화를 통해 로봇 산업의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이미 로봇산업이 많이 발달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로봇들이 인간을 대신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신하게 될 ‘로봇의 직업세계’도 볼 수 있다. 로봇의 생김새를 보면서 이런 직업의 로봇은 어떤 디자인이나 형태가 좋을지 상상하고, 앞으로 대신하게 될 또 다른 직업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 로봇의 매력에 푹 빠져볼 수 있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로봇'
세계에서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로봇’ 전시관도 있고, 퍼즐, 피카소 미술가로봇, 앤서 게임로봇 등 우리나라보다 앞선 1960년대부터 미국, 일본, 홍콩에서 만든 ‘교육용 로봇’은 지금 봐도 그 세련되고 섬세한 디자인과 발상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또한 ‘로봇과 미디어’관에는 달걀모양의 라디오와 로봇라디오, 로보 전화기로봇 등 기능과 디자인을 앞세운 홍콩, 일본 등의 로봇들이 1970~1980년대에 등장했다니 놀랍기만 하다.

1910년부터 2005년까지 생명력 있는 원숭이, 호랑이, 조류, 곤충 등을 생체 모방해 만든 로봇도 구경할 수 있다. 실제와 비슷하게 보일 정도로 정교한 외형에 태엽으로 움직임까지 가진 로봇들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로봇에서 어른들은 추억을 되새기고 아이들에게는 로봇에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신발이나 신발주머니, 필통, 도시락, 탬버린, 화판, 게임, 가면, 시계, 호루라기, 지포라이터, 재떨이 등 일상에 다양하게 이용된 로봇캐릭터 상품들이 지금도 소유욕을 자극할 만큼 앙증맞고 아기자기하다.

지금은 구하기 힘든 소년중앙, 소년한국일보 등에 실렸던 타임머신(방학기), 혹성인(박부성) 등과 만화책으로 나온 냉동인간(최규), 마징가Z(이세호)의 로봇만화들은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로봇 세계로의 여행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떠날 수 있다. 입장 마감은 오후 6시지만 흠뻑 취하고 싶다면 2시간 정도 여유를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대학생 이상은 8천원, 이하는 5천원으로 20인 이상 단체 관람시 1천원이 할인된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