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워낭소리 보러 가자~ ‘인디다큐페스티벌 2009’
제2의 워낭소리 보러 가자~ ‘인디다큐페스티벌 2009’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3.31 13: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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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실 담고 있는 국내 신작 35편

▲ 인디다큐페스티벌 2009

독립영화 제작 현실은 열악하고 혹독하기 그지없다. 항상 겨울일 것만 같던 다큐멘터리 영화에도 봄이 찾아왔다. 다큐영화 ‘워낭소리’는 개봉 7주 만에 200여 만의 관중을 모으며 독립영화로는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위’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관객들은 더 이상 감독이나 배우를 보고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다. 이는 앞으로 ‘제2, 3의 워낭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한다. 또한 ‘워낭소리’ 덕분에 관객들의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독립 다큐멘터리 축제가 열린다.

오는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열리는 ‘인디다큐페스티벌 2009’.

오는 26일 오후7시 명보아트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 김수경(미디액트 창장지원실)이 사회를 맡았다.

개막작으로는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국?’이라는 부제 아래 개성 있는 단편 3편이 선정됐다. <철탑, 2008년 2월 25일 박현상씨>,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잊지 않을 거야> 등으로 한국의 현실을 냉소적으로 보여주는 개성 있는 작품들이다.

▲ '하늘연어' 김정인 (75min 30sec)
올해 9회를 맞이한 축제는 그 어느 때보다 신작 출품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국내신작전 13편에 비해 국내외 독립 다큐멘터리 화제작 42편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프로그램은 크게 2가지로 ‘국내 신작전’과 ‘올해의 초점’으로 꾸며졌다. 

‘국내신작전’은 지난 1년 동안 국내에서 만들어진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발굴하는 자리로 응모작 77편 가운데 35편이 선정됐다. 다큐로서의 가치와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는 작품들이 상영된다.

<아메리칸 앨리>, <3 x FTM>, <앞산展>, <원웨이 티켓> 등의 19편의 장편과 , <꼬마 사장과 키다리 조수> <알바당 선언> <인터뷰, 꿈> 등의 단편이 16편이다.

▲ '농민가' 윤덕현 (89min 33sec)
작품들은 크게는 한국 사회가 지닌 문제를 다루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 장애인, 이주인, 전쟁 등이 주를 이룬다. 또한 어두운 경제 한파를 반영하듯 일자리 등으로 힘겨워하는 청년들의 고민과 막막한 현실에 대한 새로운 출구, 일탈 등을 꿈꾸는 내용도 많다.

해외의 독립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소개하는 ‘올해의 초점’은 대만으로 그 중에도 타이완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다큐멘터리의 대중성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마지막 농사꾼>, <하드 굿 라이프>, <스톤드림>, <야구소년> 등 7편이 소개된다. 대만 다큐멘터리의 정체성은 다양성에 있다고 할 정도로 확장된 소재와 스타일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 대만 '야구소년' 션커샹 (86min)

특히 <마지막 농사꾼>, <점프 보이즈> 등의 다큐멘터리는 자국에서 4, 5위로 극장흥행기록을 세울 정도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다 가진 쉽게 만나보기 힘든 작품들이다.

28일에는 대만 작가 및 감독들이 직접 방문해 관객과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인디다큐페스티벌 2009의 관람료’는 1회당 5000원이며 심야상영은 1만원으로 6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4월 1일 오후8시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리는 폐막식에는 관객들의 직접 투표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작품에 ‘관객상’을 수여하고 폐막작으로 상영한다.

이번 축제에는 장애인들을 위해 <외가>, <엄마의 영화, 빨간구두 아가씨> 2편에 대해 ‘화면해설 및 한글 자막 상영’을 실시한다. 또한 10석 정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 '인터뷰, 꿈' 김정완 (4min 56sec)

무엇보다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치열하게 생각하고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고민을 함께 나눠보고자 삼일로 창고극장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다큐멘터리에 대해 깊이 있는 접근을 할 수 있는 포럼, 오픈마켓 세미나, 특별행사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국내포럼은 28일 오후 5시 30분으로 ‘전형을 넘는 도전-대만 다큐멘터리의 현재와 가능성’에 대해 토론을 나눈다.

허욱 인디다큐 2009의 해외프로그래머의 사회로 후 타이리 대만 국제민족지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박정숙 집행위원장 등이 자리해 유익한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다큐멘터리 세상을 밤새워 여행하는 즐거움이 있는 심야상영은 27일 금요일 저녁 12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총 6편의 영화가 연이어 상영된다.

 상영작은 아메리칸 앨리, 외가, 농민약국, 알바당 선언, 잘했어요?, 루트리스 등이다. 이벤트로 27일부터 3일 동안 첫 회와 심야 타임 영화를 관람하는 선착순 100명의 고객에게는 크리스피 크림 도너츠에서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를 나눠준다.

▲ '앞산展' 김지현 (71min)
특별행사로는 당일 상영작 감독과 평론가, 관객들이 작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다큐로 이야기하기’가 29일부터 3일 동안 오후 8시 30분에 열린다.

27일 오후 3시에는 ‘오픈 마켓 톡톡톡 (talk talk talk)’, 28일 오후 3시에는 ‘달라진 배급환경, 독립다큐멘터리의 미래는..?’을 주제로 한 오픈마켓 세미나가 열린다.

이 세미나에는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소장의 사회로 최영기 한국독립프로듀서협회 회장 등이 발제하고 이마리오 감독, 오정훈 미디액트 교육실장 등이 토론에 참여한다.

30일 오후 5시 30분에는 ‘인디다큐&미디액트 새얼굴 찾기 ‘봄’‘은 독립다큐멘터리를 시작하는 신진 다큐멘터리 감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자에게는 감독들의 멘토 시스템과 미디액트 머니를 제공하고 제작비를 지원한다.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포럼은 같은 날 8시에 열린다.

한편 방송인 김미화씨가 다큐멘터리 ‘어느 날 그 길에서’ 홍보영상 내레이션을 맡은 것을 인연으로 이번 축제 후원회장으로 앞장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