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화려한 송별 축제, 2011년을 꿈꾸다”
“오페라의 화려한 송별 축제, 2011년을 꿈꾸다”
  • 편보경 객원기자
  • 승인 2011.01.0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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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송년 갈라 2010~2011 공연 하이라이트

[서울문화투데이=편보경 객원기자] 국립 오페라단의 한해를 마무리 하는 공연으로 ‘갈라콘서트’는 어쩌면 좀 약하지(?) 않을까 하는 나의 생각을 무색하게 만든 저녁이었다.

▲ 국립 오페라단 송년 갈라 콘서트 공연 장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 오른 ‘국립 오페라단 송년 갈라 전 공연 하이라이트’(Adieu 2010 Gala)는 지난해 1월 모차르트의 오페라 <이도메네오>의 국내 초연을 시작으로 시작된 전 공연 작품을 한눈에 감상 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2011년 기대작들과의 만남을 통해 국립오페라단이 올해의 성장을 넘어 더 큰 도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가질 수 있었던 밤이었다.

갈라 콘서트는 단순히 주요 아리아만을 성악가들이 공연하는 식으로 진행되지 않고 각 작품이 선보여 질 때마다 무대의 바쁜 장면 장치들의 전환을 통해 관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난해 7월에 공연했던 <어린이와 마법>, 10월 작품이었던 <메피스토펠레>등의 연출이 돋보였는데, 특히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는 루치아의 오빠인 엔리코가 에드가르도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오페라 제1막 제1장의 장면에서 지난해 4월에 그러했었던 것처럼 실제 말과 사냥개들로 무대를 연출해 심도 있는 마무리 공연이 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국내 최정상급이라 할 수 있는 성악가들의 활약도 단연 탁월했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에서는 카운터 테너 이동규가 무용가 임진호의 'Belleto' 안무에 이어 소프라노와는 색다른 매혹적인 목소리로 ‘Che faro senza Euridice’를 통해 에우리디체를 잃은 슬픔을 노래해 객석을 숨죽이게 했으며, <맥베드>의 바리톤 고성현은 여전히 풍부한 성량과 안정적인 호흡으로 맥베드를 유감없이 표현, 대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룰루>의 소프라노 박은주는 ‘Wenn sich die Menschend’의 연주를 통해 룰루가 환생을 한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또 2011년에 공연이 예정돼 있는<투란도트>의 테너 김재형, <파우스트>의 바리톤 우주호 등의 시원한 무대는 2011년 오페라 극장 무대에 오를 작품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오는 5월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에서는 소프라노 임세경, 메조 소프라노 정수연, 메조 소프라노 최정숙, 소프라노 김상은, 소프라노 황수미가 무대에 올라 담담하게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는 수녀들의 모습을 소름이 끼칠 만큼 실제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갈라 공연의 마지막 작품이었던 <메피스토펠레>에서 마르게리타 역의 소프라노 임세경은 ‘L'altra notte in fondo al mare’를 부르며 어머니를 죽이고 아이를 익사시켰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갇히게 돼 극심한 정신착란의 증세까지 보이는 명연기와 함께 소프라노의 절정을 보여줘 관객을 마지막까지 몰입시켰다.

한편 <루치아>, <파우스트>, <메피스토펠레>등의 작품에서 열연한 테너 정호윤이 이날의 무대에서는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이지 못하는 듯 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격려의 뜨거운 박수 소리가 다음을 기약했다.

전 작품을 다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무대에 오를 작품들의 지침이 되며 화려한 막을 내린 'Adieu 2010 Gala'는 2010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둔 관객들에 큰 선물이 됐음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