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뒤처지는 지역 끌어당겨줘야
'균형발전' 뒤처지는 지역 끌어당겨줘야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4.0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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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흠집 덮어주고 서로 격려, 의정활동 왜곡 없이 인정받기를

얼마 전 종로구의회가 전국최초로 국외 여비를 자진 반납했다. “경기불황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이때에 고통 분담에 앞장서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하는 나승혁 종로구의회 운영위원장. 특히 소외계층 지원과 일자리 사업 예산으로 쓰일 계획이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구의회 차원에서 국외여비를 자진 반납하는 경우는 이례가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승혁 운영위원장은 “해외연수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필요해서 가는 것이긴 하지만 경기가 어려운 만큼 국내에서 내실을 강화할 것”이라며 여비 자진반납 취지를 밝혔다. 이는 다른 지방의회가 모범으로 삼을 만한 것이다.

평소 의회 운영위원장으로서 ‘균형발전’을 중시하는 나승혁 위원장은 “가회·삼청·평창·부암동 등의 서부지역은 시유지가 많기 때문에 시의 예산이 많이 투자된다”면서 “반면에 구유지가 많은 동부지역 가운데 낙후된 창신·숭인은 재정비 지역으로 묶여 있어 예산 반영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나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가 그 쪽이라서가 아니라 계속 앞서나가는 서부지역보다 뒤쳐진 동부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 종로구 의회 운영위원장 나승혁
작년에는 숭인동에 있는 동망산 중턱에 폭포수를 만들어 주민들의 호평을 받았다. 나 위원장은 폭포수를 창안하게 된 이유에 대해 “동의 발전 위해서는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을 실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구민회관, 구립 수영장 3곳 등 가임여성들을 위한 요금할인혜택 조례를 제정했다. 현재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2번이나 부결됐던 ‘동묘역을 숭인역’으로 역명변경을 건의해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나승혁 위원장은 주요 정책·사업을 입안·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민생활과 직결된 문제들인 만큼 구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2007년부터 주민들의 요청으로 수차례 건의해왔던 신설동로터리 앞, 숭인동 144번지 앞 횡단보도 건이 올해 확정된 상태로 설치를 앞두고 있다.

나 위원장은 “도로문제는 경찰청의 소관이라 시간이 걸렸다”며 “좀 더 빨리 해결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게 돼 기쁘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현재 나 위원장의 지역구인 창신·숭인동 재정비에 대해 일부 주민들이 반대운동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나 위원장은 “의회의 의견청취는 말 그대로 의견만 내는 것”이라며 “의회에서 어떠한 결정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이 그 역할을 잘 못 이해하고 의회에 항의하고 있어 답답하다고”고 호소했다.

나 위원장은 이번 임시회 구정질문에서 ‘창신초등학교 운동장 문제’를 제기했다. 작년 창신초등학교 운동회 에 갔다가 운동장이 굉장히 좁은 감을 느껴 학생들이 체력증진 활동을 하기에는 여유롭지 못하다고 생각에서였다.

“실제 축구장 기본규격에 턱 없이 못 미치고 있다”며 “종로에서 1400여명의 학생 수는 많은 편에 속하지만 이 지역에 학교가 거의 없고 시설이나 규모도 굉장히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나 위원장은 창신초등학교 운동장 문제가 해결되면 인근 지역 학생들 교육에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각 의원의 개성을 존중하며 의원들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나 위원장이지만 의원들 간의 이해관계나 당파적인 충돌은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안타깝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럴 때면 의원으로서의 자격에 스스로 의문을 품을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항상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잡고 있는 것이다.

나 위원장은 “모두 자신이 잘한 것 같지만 다 조금씩은 티가 있고 흠집이 있기 마련”이라며 “의원들끼리 상대의 흠집을 덮어 격려해주고 잘한 일은 작은 것이라도 칭찬하자”며 의원들에게 협조의 말을 당부했다.

나 위원장은 “의정활동을 하다 보니 한 선거구에서 한 사람의 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가 의원들의 성실하고 책임 있는 의정활동에 있어 더 적합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비쳤다.

항상 ‘진실과 정의,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는 나 위원장은 지난 73년부터 새마을 동 회장으로 23년을 봉사해오면서 전국 포상을 받기도 했다.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로 꼽은 것도 바로 새마을운동. “사회봉사를 하면서 돈이 없어 봉사에 한계를 느낄 때가 가장 속상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진실이 때로는 진실이 아닌 것처럼 희석되고 의도가 바뀌기도 한다”며 “구민들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한만큼 인정받고 오해나 왜곡 없이 제대로 잘 알려지면 좋겠다”고 그간 의정활동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