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예술의 범람 시대에서 다시 보는 '연극놀이'의 역할
교육과 예술의 범람 시대에서 다시 보는 '연극놀이'의 역할
  • 황금실 객원기자
  • 승인 2009.04.01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르코예술극장 어린이 연극, 예술적 심미안 길러주는 효과 톡톡


연극은 삶의 형태와 가장 닮은 예술이기에 인성과 창의력 등 내적 발달을 위한 교육적 효과가 매우 높은 도구이다. 또한 교육도 예술도 지나치게 넘쳐나는 우리 사회인데도, 일각에서는 필수교육과정에 연극과목이 있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의 결과보다 그 과정 자체를 열매로 삼는 예술교육의 한 범주로서 연극놀이가 있다.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의 한정혜 연구원으로부터 교육연극으로서의 연극놀이는 과연 무엇인지, 오랜 수업활동 및 연구를 통해 체험한 교육적 효과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연극놀이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연극놀이는 어린 아이들의 자발적인 극적 놀이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교사의 수업목표에 따라 구조화한 과정중심의 연극적 활동이라 할 수 있어요.

▲ 한정혜 연극놀이교사

예술교육으로서 연극놀이는 개인의 내적·외적 자원을 개발하기, 예술적 작업을 통해 연극을 창조하기, 연극을 사회적 정황과 연관 짓기, 미학적 가치관 형성하기라는 네 가지 목표를 설정하곤 해요.

물론 실제 수업을 하는 장, 교사의 의도, 참가자의 발달상태 등에 따라 중점을 두는 목표를 설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 연극놀이는 그 자체가 좋은 교수·학습의 매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강조를 두는 경우에는 '교육연극'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다양한 연극놀이 수업을 진행해보셨을 텐데, 그 중 특정한 수업과정 하나를 예로 들어 프로그램 진행의 큰 흐름과 교육적 의미를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연극놀이 교사를 오랜 기간 해오면서 결국 교육도 예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려면 제가 가르치는 연극이라는 예술도 더 잘 알아야 하고, 아이들에게도 예술로서의 연극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풍부하게 주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아르코예술극장에서의 어린이 연극놀이교실은 독특하고 중요한 프로그램이입니다. 무엇보다 연극, 무용, 음악 등의 공연예술이 항상 일어나는 장소인 극장이라는 곳에서 수업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어요.

모든 연극놀이 수업이 극장 안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유아들에게는 수업을 하러 오는 공간으로서 전체적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극장이 찾아오기 힘든 곳이 아니라 마치 연극놀이터처럼 즐거운 곳이 되고 그 안에서 예술적 심미안을 느끼게 되는 거지요.

그런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7년 전부터 아르코예술극장이 어린이연극놀이교실을 시작한 것이고, 2004년 봄부터는 매 회기의 주제도 공연예술의 표현요소인 빛-소리-공간, 그리고 몸이라는 4회기의 커리큘럼을 시행해오고 있어요.

현재 연극놀이교실의 대상이 6-7세 유아들이라 각 요소들에 대한 형식적, 개념적 이해를 하기는 어렵고 또 그럴 필요도 없지요. 하지만 그 요소들을 회기별로 다룰 때 아이들의 일상 삶과 연관시켜 의미를 찾아내려 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예술의 기능을 익히는 예술교육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연극놀이는 참여의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과 놀이의 조합이라는 면에서, 현시대에서 연극놀이의 필요성에 대한 견해와 전망을 말씀해주십시오.
이미 예술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예술을 자신의 삶과 가까이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

일단 살고 있는 공간들이 예술적 감수성에 큰 영향을 주는 자연으로부터 멀어져있고,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 있다 보니 예술교육조차도 그런 경쟁의 일환으로 여겨지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진정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극놀이는 다른 예술과 만나기에도 좋은 매체라 예술분야 간의 통합적 접근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러한 예술분야 간의 통합적 접근이 이루어지는 경우의 예가 있다면?
아르코예술극장 어린이연극놀이교실은 매 회기마다 [전문가와의 만남]이라는 시간을 두는데, 이번 봄 학기는 주제가 <공간>이기 때문에 무대디자이너를 만날 예정입니다.

단순히 전문가를 만나 기술적 조언을 듣는 것이 아니라 유아들과 연극에 필요한 '공간'을 극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창조해보려고 해요. 이러한 협력 작업이 아주 흥미롭고 기대됩니다.
 
인터뷰 황금실 객원기자(예술기획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