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손자, 윤산군 이탁의 백자 묘지..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
세종의 손자, 윤산군 이탁의 백자 묘지..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
  • 주영빈 기자
  • 승인 2011.01.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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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윤산군 이탁의 성품과 행적 알려주는 1차 사료라는 의의 지녀

[서울문화투데이=주영빈 기자] 서울시는 현재 전하고 있는 예가 매우 드문 조선 전기 백자묘지인 ‘윤산군이탁백자음각묘지(輪山君李濯白磁陰刻墓誌)’를 오는 13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13호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 윤산군 이탁 묘지 사진

화정박물관(종로구 평창동 소재)이 소장하고 있는 이 묘지는 시가 2010년에 실시한 ‘명문이 있는 백자’ 일괄공모를 통해 발굴된 것으로 문화재위원 조사와 3차에 거친 문화재위원회(2010.7.16, 9.17, 12.16)의  도자사 및 사료적 가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선정됐다.

묘지는 세로 23cm, 가로 18cm, 두께 2cm의 직사각형 순백자로 총 3매이다. 음각으로 해서체(楷書體)의 묘지명(墓誌銘)을 새겨 넣었다. 내용은 묘주(墓主)인 윤산군 이탁(1462~1547)의 이력과 품행, 몰년(沒年)과 장례 등에 관한 것이고, 글은 입암(立巖) 민제인(閔齊仁,1439~1549)이 윤산군 이탁이 세상을 떠난 가정(嘉靖)26년, 즉1547년 4월에 지었다. 뒷면에는 ‘一’, ‘二’, ‘三’의 숫자를 음각으로 새겨 묘지의 순서를 표시했다.
 
윤산군 이탁은 세종(世宗)의 넷째 아들인 임영대군(臨瀛大君) 이구(李璆,1419~1469)의 9명의 아들 중 8번째 아들로 자(字)는 자광(子光)이다.

지금까지 그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과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記略)'등에 전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고 단편적인 사실만을 알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 문화재 지정조사와 심의, 묘지명의 원문 번역을 통해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그의 이력과 성품, 품행, 가족사항, 장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이 윤산군이탁백자음각묘지는 지금까지 단편적인 기록으로만 전하던 윤산군 이탁에 대한 1차 사료(史料)일 뿐만 아니라 세종의 손자이자 조선 전기 왕실인사에 대한 기록으로서 학술적․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1차 사료라는 데 의의가 크다. 

또한 비록 묘지의 제작수준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현전하는 예가 매우 드문 조선 전기 왕실인사의 묘지라는 점에서 도자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이 묘지는 향후 조선시대사 및 조선 전기 묘지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