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를 가다!
'백남준아트센터'를 가다!
  • 이진아 기자
  • 승인 2011.01.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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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의 작품들이 숨어있는 보물섬

잠실역에서 5600번 버스를 타고 신갈‘백남준아트센터’역에서 내리면 푸른 표지판이 길을 알려준다. 표지판이 알려준 대로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길을 따라 걷다보면 수많은 유리창이 하나 되어 빛나는 건물이 돋보인다.


그 건물이 바로‘백남준 아트센터’다. 경기도 박물관 옆에 위치해 있으며, 신갈 고등학교 정문 맞은편 수원IC옆 신갈오거리에서 민속촌방향 도보로 10분거리다. '백남준아트센터' 뒤로 상갈 공원이 연결돼, 한적한 겨울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관객과 소통하는 미술전
“백남준의 작품은 가변적이며, 다양하고, 비결정적이며, 참여적인 작업을 합니다. 비로소 신선한 작품이 만들어졌을 때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죠.”라고 이채영 큐레이터가 설명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인테리어와 작품들은 눈길을 끌었다.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이란 타이틀이야말로 신선한 매력이다.
백남준 아트센터는‘백남준 2003년 국제 공모전’에서 유니온 오브 인터내셔널 아티스트(UIA)의 추천을 받아 건설됐다. 이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독일 건축가 크리스텐 쉐멜과 독일 건축사무소의 마리나 스탄코빅이 공동으로 디자인 됐다.


아트센터의 특징은 여러 겹으로 만들어진 거울들이며 전시실, 비디오 보관실, 다목적 공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지상 3층과 지하 2층으로 구성 돼있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세련된 인테리어로 2008년 4월 30일에 개관했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과거에 묶여 있지 않고, 현재와 접목시킨 예술을 주제로 가진 특별전을 연다. 백남준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기발한 작품들도 전시하는데, 특별전은 매년에 3~4회 정도 열린다.
상설전에서는 16개의 주제를 통해서 백남준의 사고의 틀을 전시로 풀어 놓았으며, 실제로 이 전시에서 오브제 설치, 장치된 피아노, 전자 TV의 조작, 관객참여를 통해 음악과 불가분의 관계였던 그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상설전 역시 다각도로 작품을 조명시키기 때문에, 여러 번 배치나 분위기를 바꾼다. 다른 미술전과는 다르게 지속적인 변화를 모티프로 삼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 내에 위치한 아트샵


백남준 아트센터는 최대한 관객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매번 기발한 소통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백남준 아트센터는 매년 20만 명의 사람들이 관람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여 미디어아트를 만들어볼 수 있다. 방학 때마다 어린이체험프로그램, 청소년 프로그램이 열리며, 접수는 신청제로 가능하다. 대중프로그램도 매년 열리고 있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도 미술관 안에 생길 예정이다. 대출은 할 수 없지만 많은 책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미술전 감상이 끝난 후에는 아트센터 안에 위치한 한적한 카페테리아도 이용할 수 있다. 커다란 유리창으로 상갈 공원의 풍경이 한 눈으로 들어오며 잔잔한 음악도 들린다. 생활의 여유를 잠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세련된 인테리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다면, 건물 안에 배치돼있는 작품들은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한다. 현재의 예술과 접목시켰음에도 전혀 상상치 못한 모티프로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예술, 기술, 자연을 비디오 아트와 결합해 세로운 세상을 연다. 전 세계의 연결 퍼포먼스가 송출되는 텔레비전들이 풍요로운 자연과 어우러진다. 대표적으로, 물방울과 TV의 화면이 뒤섞여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TV피쉬>, 정원과 TV의 조화 <TV가든> 등 볼거리가 쏠쏠하다. 특히, TV피쉬에서 등장하는 춤추는 남자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안무가이다.
백남준은 미디어 아트에 음악과, 삶을 결합시켰다.‘일상의 소리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운드 아트를 선보였다.
 또한 백남준의 음악 퍼포먼스는 존 케이지, 샬롯 무어먼 등이 함께 했다. 다소 바보 같기도, 우스꽝스럽기도 한 퍼포먼스는 벽면에 배치돼 있어 원하는 퍼포먼스를 골라 자유로이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백남준의 예술적 정신도 깊이 공감할 수 있다. 백남준 작가는 예술가와 청중의 정신적 공유를 굉장히 중요시 여겼다. 때문에 음악회에서 엄숙한 분위기를 꼬집어 비판하자는 의미로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이다.

▲TV피쉬

예술가로서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
백남준은 샬롯 무어먼과 함께‘음악의 형식을 깨보자!’는 생각으로 퍼포먼스를 시작했다.‘누드가 예술인가?’에 대한 생각을 관능적이고 감정적인 미학과 신비로운 본능을 새로운 음악을 통해 재해석 했다.
백남준 작가는 전통적인 예술형태의 작업을 개선하는 대신에 새로운 예술형태를 창조했다. 백남준의 연출로 이루어진 샬롯 무어먼 공연에서 연주의 본성, 연주의 지속시간, 사운드 시퀀스를 공연 도중 연주자가 선택하는 행동으로 보여줬는데, 이 역시 아트전에 전시되어 있다.


이 외에도 백남준의 텔레비전 아트의 진수를 보여주는 <TV 촛불 1975(1999)>, <닉슨 TV>, <스위스 클락 1988>, <크라운 TV 1965(1999)> 같은 초기 작품도 감상할 수 있으며, <TV 정원 1974(2008)>을 중심으로 젊은 백남준의 퍼포먼스와 자료들도 전시돼 있다.
또한, 달에 대한 백남준의 긴 여정의 결실이라 할 수 있는 위성삼부작,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 <바이바이 키플링 1986>, <랩 어라운더 월드 1988>가 번갈아가며 상영된다.
이 밖에도 <참여TV>와 여러 드로잉을 비롯하여, 백남준 관련 기사와 귀한 자료들 및 지인들의 인터뷰가 어우러져 백남준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를 제시한다.


백남준은 학문을 크로스 오버하듯이, 예술도 크로스 오버해 제 3의 예술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제 3의 예술을 받아들이는 관중들은‘이게 예술이 될 수 있어?라며 혼란을 겪는다. 플록서스 작품들이 바보같이 보일 수도 있지만, 생각을 바꿔보면 굉장한 페이소스와 강력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작품들은 하나같이 예술은 어렵고 무거운 것이 아니라,‘새털처럼 가볍다’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엄숙한 미술전이나 음악회를 접하며 지루해했던 관객들이라면, 백남준 미디어 아트전을 굉장히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다른 예술전과 다르게 의도된 예술이 아니라, 관객들의 상징적인 재해석으로 태어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10시며, 입장시간은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매달 둘째, 넷째 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도슨트 가이드와 투어하고 싶다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 오후 4시 주말에는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백남준 아트센터( http://njp.kr/ie.html )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031-201-8500
주소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85 백남준 아트센터

▲백남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구성했다. 예술가의 생활을 엿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