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공간의 문제
공공 공간의 문제
  • 천호선/컬쳐리더인스티튜트원장
  • 승인 2011.02.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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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 위한 제도개선 필요...

 

지난달 축전을 보내기 위해 정부종합청사 로비에 있는 우체국에 갔다가 청사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미술품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기획전의 모양을 갖추고 있었으나, 작품의 수준에서 볼 때 공공의 장소에서 보여주기에는 적합지 않은 아마추어의 작품으로 생각되었다.

종합청사에서 근무하는 많은 공무원들과 내방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그들의 안목을 높여주며 창의적인 발상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전시회를 얼마든지 꾸밀 수 있을텐데.  이것은 의식의 문제이지, 예산과 방법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문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차원에서라도 우선 시범적으로 종합청사부터 수준 높은 공공미술전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모든 공공 공간에 파급되도록 해야겠다.
 다른 예로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 서울메트로미술관이라는 전시공간이 있다. 주최측에서는 최고 수준의 공공미술관으로 운영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1주일 단위로 전시회가 바뀌면서 볼 만한 전시회로 기억되는 것이 거의 없다.

작년 G20정상회의 당시에 개최된 세계의상전을 빼고는. 임대 형식으로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 같은데,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불특정 다수가 전시 공간을 지나가게 되는 공공 공간인 점을 고려하여 수준있는 기획전시의 비중을 늘리고, 임대전시 의 경우에도 전시회의 수준에 대한 심사 등 특별 고려가 필요하겠다.
우리나라가 경제적, 문화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자부하고 있는데,  종합청사나 경복궁역 미술관의 경우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3,4류 문화후진국의 모습이라고 생각되어 관련 기관의 진지한 검토를 요청한다.

작년 년말에 몇차레 마라톤 동호인 회원들과 함께 석촌호수 산책로를 달려본 적이 있었다. 2.5km에 달하는 호수를 따라 달리면서 한강변과는 또 다른 아늑한 분위기가 좋왔는데, 서쪽 호수에 있는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가 보일 적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거듭되고, 그 광경이 계속 머리에 남는다. 유럽의 고성과 같은 모습의 건물에 각종 놀이기구를 갖춘 어린이 놀이터인데, 20여년전 롯데가 매직아일랜드를 만들 당시에는 이런 모습이 매혹적이고 환상적인 꿈의 세계로 인정되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국민들의 문화 의식이 높아진 지금에 와서는 조잡하고 유치하게만 느껴질 것으로 걱정된다. 특히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꿈을키워주어야 할 어린이 놀이터로서의 적합성 여부가 재검토 되어야 할 것 같다.
이러한 문제는 서울랜드도 같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건축물의 경우 유럽의 옛날 건물을 흉내낸 경우가 많고, 대표적인 것이 지방에 널려있는 러브호텔이겠다. 미 의식적인 관점에서 건축 당시에는 용인되었겠지만, 지방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이에 대한 처리문제가 검토되어야 하겠다.

개인주택은 어쩔 수 없겠지만, 공공 성격의 건물을 신축할 경우에는 창의적인 건축 아이디어를 필수적인 허가 조건으로 하고, 외국의 건물을 흉내 낸 조잡한 건축물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폐기 처분하도록 하는 건축법 개정 검토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