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영화-클로저
다시보는 영화-클로저
  • 황현옥/영화평론가
  • 승인 2011.02.14 16:2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4, 마이크 니콜스 감독, 미국

헐리우드 여배우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는 나탈리 포트만과 스칼렛 요한슨이다. 둘다 키가 작은게 흠이지만 인간의 신체는 비율의 문제라서 그런지 늘씬한 미인보다도 오히려 육감적이다.

둘이 주인공으로 나온 <천일의 스캔들, 2008>영화에서는 나탈리 포트만이 훨씬 더 예뻤다. 영화속 배역만으로 판단하긴 그렇지만 이미 <클로저>에서 스트리퍼로 등장한 나탈리 포트만은 어린 아이같은 천진함과 뇌쇄적인 몸매로 스크린을 장악했었다. 얼마전 <블랙 스완>영화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는 영광도 누렸다.


<클로저>는 네 남녀의 복잡 미묘한 관계와 사랑의 심리가 훌륭하게 표현된 영화이다. 사랑의 색깔 중 달콤하지도 정직하지도 않은 감정들이 뒤섞인 모호함에 촛점을 맞춘다. 사랑의 언어에 관한 네명의 진실과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문사 부고란 기사를 작성하는 댄(주드 로)은 건너편 신호등에 서있는 앨리스(나탈리 포트만)를 쳐다 보고 있다. 그녀가 갑자기 차에 치이고 그녀에게 다가간 댄을 향해 앨리스는 “Hello, stranger" 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건너온 앨리스는 낯선 도시에서 낯선 사람 댄과 일년넘게 사랑하며 살고 있다. 소설가를 꿈꾸는 댄은 앨리스와의 사랑에 관한 1년간을 소설책으로 출판하였다.


출판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들른 스튜디오에서 댄은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에게 첫눈에 반한다. 댄은 인터넷 성인채팅사이트에서 피부과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에게 우연히 안나를 소개해주고 래리와 안나는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댄과 안나는 비밀리에 서로 만나고 있다. 둘은 더 이상 자신들의 커플과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안나는 이혼을, 댄은 앨리스와 헤어지기로 한다.


래리는 이혼을 해주는 조건으로 안나와의 마지막 한번의 잠자리를 원하고 안나는 육체적 조건에 대해 댄이 용서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댄은 그런 안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모욕을 주며 용서하지 않자 안나는 다시 래리에게 돌아간다. 래리는 남자들의 치졸하고 옹졸한 심리를 이용하여 다시 안나를 품에 넣는다.
 앨리스에게 다시 돌아간 댄은 앨리스가 스트리퍼로서 래리와 육체적 관계를 가졌다는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때까지도 모든 것을 용서하며 댄을 사랑하고 있던 앨리스는 ”거짓말을 하기도 싫고 진실을 말하기도 싫다“며 댄을 떠난다.


진실과 거짓말에 대한 집요한 집착은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치졸함과 옹졸함도 사랑의 한 단면임을 이 영화는 보여주며 관객 자신들은 어떤 유형의 사람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가 사랑을 할 때, 또는 사랑한 후에 상대방을 기억하는게 뭘까? 필자는 사랑의 눈빛이라 말하고 싶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을 향하는 눈빛은 먼훗날 사랑의 기억, 의미, 존중과 배려 ,소통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련한 사랑의 추억은 그런 따뜻함으로 미소 지을 수 있다.


<클로저>에서 분명 댄은 사랑의 눈빛이 강한 남자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존중과 배려에서는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남자이다. 그런면에서 <클로저>는 댄과 래리라는 남자들의 심리적 묘사와 앨리스와 안나를 중심으로 여자들이 갖는 사랑의 소통을 잘 표현한 영화였다.


 이 영화를 만든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올해로 81세이다. 이미 1967년 <졸업>으로 명장 감독의 반열에 올랐고 <워킹 걸,1988>, <울프,1994>등 다양한 영화를 꾸준히 선보였다. 노장이 감독했다고 보여지기엔 <클로저>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이 놀라울 정도로 돋보인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