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레앙 허의 재밌게 공연보기
오르레앙 허의 재밌게 공연보기
  • 오르레앙 허(허성우)
  • 승인 2011.02.1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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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프랑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예술작품 가운데는 발레<지젤>, 빅토르 위고의  < 레 미제라블>,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이 있다.


프랑스 시인 테오필 고티에가 쓴 대본에 프랑스 작곡가 아돌프 아당이 곡을 붙인 가장 프랑스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인 발레<지젤>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여성상과 프랑스 신분사회가 작품의 배경이다. <노트르담의 파리> 와 함께 빅토르 위고의 불후의 명작인  <Les miserables : 불쌍한 사람들>은 19세기초 왕정과 공화정이 엎치락 뒤치락하던 프랑스의 정치적 혼돈의 시대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탄생한 신흥부르조아 계급이 법으로 파업금지 및 일터를 옯길 때마다 고용주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일명 노동자 수첩제 등으로 더욱 삶이 혹독해진 하층계급민의 삶을 그리고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는 라보엠은 1830년경의  파리의 무명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2006년 창단된 후 오페라 야외공연 및 국내최초로 오페라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소개하며 오페라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인씨엠 오페라단(단장 이순민),의 <라보엠:La Bohème>공연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2월 10일(목)부터 13일(일)까지 막을 올렸다.

얼마전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대중적 인지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 소프라노 김인혜 교수(서울대)가 첫 공연과 마지막공연에 미미역으로 등장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 작가 앙리 뮈르제(Henri Murge)의 소설 보헤미언의 생활정경(Scenes de la vie de Bohème)의 원본을 자코사와 일리카가 이탈리어 대본으로 완성시켰고 푸치니( Giacomo Puccini:1858~1924)가 3년여 작곡끝에 1896년 2월 1일 토리노 레지오극장에서 그의 절친인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우리나라 초연은 1959년, 서울오페라단 ,KBS교향악단(지휘: 임원식) -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등장인물은 미미(가난하고 병약한 여인),로돌포(시인), 마르첼로(화가),쇼나르(음악가),꼴리네(철학가),무제타(가수) 등이다.

토월극장은 라보엠같은 오페라를 상연하기에는 딱 좋은 곳이라 할 수 있겠다. 라보엠은 제 1막과 4막이 파리의 좁은 다락방이 배경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페라 하우스 본당에 비해 규모가  작은 토월극장이 무대와 객석사이를  좀더 친근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월극장의 자막은 무대 위쪽에 자리한 오페라 하우스 본당과는 달리 무대 좌,우측에서만 볼 수 있게 되어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인지 필자와 같이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아주머니 관객들은 공연도중 자막이 잘 보이는 빈자리를 찾아 내 무릎을 힘차게 걷어차면서 ‘출애굽’ 하기도 했다.

 아무리 줄거리를 몰라도 내용이 보인다는 푸치니의 오페라라 할지라도 대사 하나 하나 아름다운  멜로디로  장식되어 있는 라보엠을 대충 볼 수 는 없는 법, 자막을 보기위해 고개를 90도 돌리고 또 돌려보아야 했다. 필자는 목이 짧아 더 힘들었다.

또 둘째날 가련한 미미역에 너무나도 가련해 보여 적절한 캐스팅이라 할 수 있을 법했던 미미역의 소프라노는 가창력도 가련(?)해 폐결핵으로 죽어가는 미미를 바라 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로돌프 역시 기대에는 못미쳐 제 1막의 주옥같은 아리아 그대의 찬손(che gelida manina) 과 화답송인 내 이름은 미미(Si. Mi chimano mimi) 는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형식적인 박수를 받는데 그쳤다.

 반면 마르첼로 역의 구본광과 꼴리네와 손철호는 탁월한 기량으로 처음부터 시종일관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내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냈으며 무제타역의 김성혜 또한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과 더불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보고싶은 오페라 <라보엠>,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겨울에 연인과 함께 보기에 그만인 오페라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