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오리 31 장충동산, 하산 길에서
동오리 31 장충동산, 하산 길에서
  • 강민 시인
  • 승인 2011.02.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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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은 이 자리에 없다

그리고 나도 떠난다

당신 뒤를 따라

당신이 있는 곳으로 걷는다

홀로 걷는다

걸어갈 것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팔순이 다가오는 길목에서 아내를 잃은 노시인이

장충동에 있는 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서

느끼는 심상은 '떠남'이다.

그 '떠남'은 당신이 먼저 떠난 그곳을 바라보며

홀로 터벅터벅 걷는 길이다.

먼저 떠난 아내가 혼자 아님은 내가 그 길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