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영화인 없는 영화축제 아쉬워
[현장 스케치]영화인 없는 영화축제 아쉬워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8.11.0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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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된 영화인들 불참·우천, 악재 겹쳐
22일 충무로 거리에서 진행된 제5회 영화의 거리 축제는 아쉬움속에 쓸쓸히 막을 내렸다.

우천 때문에 기존에 준비했던 많은 프로그램들이 취소됐고 사전 초청된 젊은 영화인들이 불참하는 등 정작 영화인들을 위한 자리에 주인공들인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어지지 못해 주최 측을 안타깝게 했다. 

▲     좌로부터 김갑의 추진협의회장, 정동일 중구청장, 신영균 명예회장, 남상만 중구문화원장, 나경원 국회의원 / 사진: 편보경 기자
 
이날 행사에는 한국영화인복지재단 정진우 이사장, 한국영화작곡가 협회장, 신영균 영화배우협회 명예회장을 비롯 영화관계자, 나경원 국회의원(중구), 정동일 중구청장, 남상만 중구문화원장등 200여명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는 오후 5시 미8군 군악대의 연주를 시작으로 ‘충무로 영화의 거리 축제’는 막이 올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갑의 회장(충무로영화의 거리 추진협의회)은 개회사에 앞서 “축제에 비가 오는 것은 두 번째” 라며 비가와서 행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우천 속에서도 참석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미8군 군악대의 연주/ 사진: 편보경 기자
 
신영균 명예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어려운 여건속에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동일 구청장과 이 자리에 참석한 영화계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아울러 “과거 열악힌 환경속에서도 영화계 원로의 희생이 있어서 우리 영화가 해외에서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며 잠시 감회에 젖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은 “충무로 영화의 거리가 원래의 모습을 다시 되찾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정동일 구청장은 "충무로영화제가 성황리에 끝날 수 있게 애써준 영화인들에게 감사하다"고 치하한 후“ 충무로가 세계적인 충무로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 했다. 

정진우 영화인 복지재단 이사장은 영화의 본향인 충무로가 쇠퇴되고 오히려 부산영화제가 주목받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고 정동일 구청장에게 "영화인을 위한 거리 복원과 함께 광장조성"을 요청했다. 또 “충무로가 진정으로 영화인들을 위한 거리로 회복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그맨 김늘메와 매일경제TV 김수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2부 행사의 첫 순서로는 충무로 영화 거리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동영상에는 과거 영화를 담당했던 감독과 배우들이 즐겨찾던 ‘스타다방’ 등지에서 영화의 꿈을 키워가는 장면 등이 소개돼 참석자들을 잠시 향수에 젖게 했다. 

1986년 WTO이후 영화사업 신고제로 변하면서 영화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소속사를 따라 배우들이 강남으로 떠나는 등 서서히 쇠퇴화돼 가는 충무로 영화역사를 심도있게 다뤘다. 

그러나 축제는 변변한 공간없이 (주) 진로에서 제공한 간이 무대에서 열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한 '심플이글루'의 마임공연등은 비록 젊은층의 참여는 저조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중 장년층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인근 직장인 김 모씨(30)는 “올해로 5번째를 맞은 축제라고 들었는데 좀더 완성도를 높였으면 좋겠다”며 “가시적으로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객 이 모씨(42)는 "충무로를 영화의 거리로 회복하고자 이런 축제를 하는 것인데  행사 장소가 너무 협소해 사람들이 행사를 하는지 조차 모른다"며  "영화산업을 발전 시키려면 충무로를 살리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텐데 정부가 든든한 뒷받침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한편,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하지 못한 요인으로는 행사 하루 전날인 21일 강원 철도청에서 주최한 ‘관광열차시승식’ 참가 일정과 겹쳐 참석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의 윤일규 전무이사는 원래 초대되었던 영화인들이 참석하지도 못했고 또 우천까지 겹쳐 준비했던 많은 공연들이 취소된 점을 들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