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KAIST 석좌교수의 서울대 입학식 축사가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어 화제다.
안 교수는 지난 2일 열린 서울대 입학식의 유일한 외부 축사자로 초대돼 ‘우리모두는 자기 인생의 CEO라는 주제로 “상대를 포용하고 긍정의 마음과 치열한 삶의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라”라는 세가지를 골자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메시지는 "지식은 사라질 수 있지만 삶의 태도는 영원하다"며 "인생은 계획대로 살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주어진 일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무엇을 했느냐 보다 어떻게 살았느냐"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언론 매체를 통해 안교수의 축사내용이 소개되자 각 포털사이트에는“역시 안철수다.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시대 최고의 스승이다”라며 극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 교수의 축사는 사회기성인들 모임자리에서도 회자되며 화제에 올랐다.
모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김 모대표는 기자와 함께한 한 모임에서 안교수의 축사내용을 꺼내 들고 “젊은 학생들 뿐만아니라 기성사회인들도 꼭 읽어 봐야할 내용이다”며“안철수 같은 사람이 한 명만 더 있어도 우리 사회가 밝아질 것”이라며 안 교수에 대한 존경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이 자리에 있던 여러 사람들도 입을 모아 안 교수의 축사에 공감하고 그에 동조했다.
한 인터넷 포털의 블로거 ‘꿀벌’은 큰 아들의 입학식에 참석한 소감글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의 서울대 입학식 축사, 아줌마를 울리다’라는 글을 통해 안교수를 우리시대의 예수로까지 표현했다.
그는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의 입학식 축사를 눈물로(?) 들었다. 그를 통해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거 같았다면 너무 과장일까. '돈과 성공주의'라는 우상으로 우리 영혼을 후리고 유린하는 가짜 강사들과 목사들이 얼마나 많은가.”라며 그는 어떤 설교자보다도 순수하고 깊은 영혼의 메시지, 삶의 태도를 이야기했다.며 현장에서의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또 한 네티즌은 “이 분은 정말 참, 더럽고 추하고 속물스러운 세상을 정화시키는 마지막 인간 정화 시스템 같은 분인 듯 싶습니다”라며 “한 시대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안 교수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은 안철수 교수의 서울대입학식 축사 요약문]
신입생 여러분께선 많은 희망과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짧은 10분간 세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상대를 포용하는 열린마음을 가지십시요.
가벼운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의대시절, 사람 몸에서 일어나는 전기적인 현상에 대한 실험을 하다 실수로 기계에 손이 닿아 아주 이상하고 큰 전기신호가 잡혔습니다. 저는 그걸 모르고 선배에게 혹시 큰 발견이 아닌가 물어보았습니다. 그 선배는 저에게 경멸어린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건 상식이다 상식." 무안하고 부끄럽고 화가 났습니다.나중에 책 찾아보고 공부해 보고 알았습니다. 미세한 신호를 기록하는 전극에 손이 닿으면 커다란 신호가 감지된다는 사실을. 그 선배가 저에게 준 상처는 오래갔습니다.복잡한 현대사회에서 한 분야에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다른 분야를 모를 수 있습니다. 자기 분야 하나도 혼자 다 알기 어려워 서로 나누어 합니다. 제가 이효리를 잘 모릅니다. 나에게는 상식인 사실이 다른 사람에겐 낯선 게 될 수 있습니다. 자기에게 당연하고 쉬운 것이 다른 사람에게 어려운 것이 될 수 있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열린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둘째, 절반의 잘못을 인정하는 긍정의 마음이 중요합니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 탓 환경 탓 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잘되는 경우도 있고 잘 못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인생의 CEO이십니다. 자기 인생의 CEO입니다. CEO는 잘못 된 경우에 감정소비하고 후회하고 다시 같은 실수 반복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중에 내가 잘못한 것은 없는가. 내가 고칠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절반의 자기 잘못을 찾고 인정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감정소비만 하는 것은 자기 인생의 낭비입니다.
셋째, 무엇을 했느냐 보다는 어떻게 살았느냐는 삶의 태도 이야기입니다.
저는 14년간 의과대학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의사면서 프로그래밍 7년간 계속했습니다. 10년 이상 갈고닦은 것이 지금 경영판단에는 도움이 안되는 거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합니다. 제가 처음부터 공과대학을 갔더라면 더 나은 백신개발했을 거라고. 만약 처음부터 경영학을 공부했더라면 더 좋았을 거 아닌가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CEO로서, 경영학교수로서 의대 지식은 도움이 안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한 삶의 태도는 지금까지 도움이 됩니다. 의료봉사하며 보낸 시간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의대에 갔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삶의 태도, 생각 자체가 저를 만들었습니다.
새벽 3시에서 6시까지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하며 백신프로그램 개발하던 것이 지금까지도 열심히 사는 태도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무엇을 했느냐 보다 어떻게 살았느냐 삶의 태도. 얼마나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느냐. 열심히 사는 치열함이 그 사람을 만듭니다. 삶의 태도는 핏속에 녹아 들어가고 그 사람을 만듭니다. 지금 하는 것이 다음 공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효용성과 효율성 보다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