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들-Shaman'

국립민속박물관, 샤머니즘 특별전 연계 기념공연

2011-11-29     김영찬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11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들-Shaman' 특별전과 연계해 샤먼 원형의 명맥을 잇고 있는 네팔 히말라야 소수민족 샤먼 의례 공연을 4회에 걸쳐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는 네팔 라이족 샤먼 공연팀 5명(차트라 박트라 라이, 비르카 바하두르 라이, 아사르 마니 라이, 카비라즈 라이, 수브하 라즈 라이/Mr. Chatur Bhakta Rai, Birkha Bahadur Rai, Asar Mani Rai, Kbiraj Rai, Subha Raj Rai)가 참여하며, 보통 2~3일에 걸쳐 진행되는 의례과정을 나누어 진행한다. 

네팔 히말라야 산맥을 중심으로 산재해 있는 마을들 중에는 아직 현대 문명의 영향을 전혀 받지 못하는 곳이 많다. 따라서 현대 문명세계에서 추구하는 행복은 그들이 생각하는 그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건강하고 편안한 생존 자체가 행복이며 그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일 것이다. 히말라야 샤머니즘 문화는 바로 이러한 그들의 소망을 하늘과 이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써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고 있다.

네팔 샤머니즘은 크게 개인을 위한 집안의례와 지역 공동체를 위한 산천의례로 나눠진다. 집안의례는 대부분 아픈 환자를 치료하거나 죽은 망자와 산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통 집에서 행해진다. 산천의례는 지역 또는 국가를 위한 대규모의 공동체 의례로 각 지역마다 정해져 있는 영산의 정상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우주만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샤먼의례의 본질을 알게 한다. 집안의례는 신도에 의해 샤먼이 선택되는데, 이때 일반적으로 동일 종족의 샤먼이 선택된다. 이는 동일 종족의 샤먼이 아닐 경우 의례 도중 조상신이 전해주는 영적 메시지를 보다 상세하게 전달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네팔의 샤먼은 대체적으로 남자이며, 여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마을마다 거주 인구와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여러 마을로 구성된 지역단위마다 여러 명의 샤먼이 존재하며 그들 사이에는 계급적 질서가 존재한다. 특정 지역의 최고 샤먼, 일명 왕샤먼은 지역에서 샤먼으로서 가장 오래된 경륜을 갖춘 순서에 따라 정해진다. 왕샤먼은 신령 세계의 내력을 잘 인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서사무가 ‘문둠(mundhum)' 구송을 잘해야 하고, 의례 능력에 해당하는 춤과 여러 가지 무구의 활용에도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네팔 히말라야 샤머니즘은 현대 문명 속에서 점차 잊혀져가는 인간의 자연성을 보존하고 있는 귀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 히말라야에서 온 이번 샤먼 공연은 우리의 원초적 삶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