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이인수 올해 마지막 춤판 '벽' 무대 올려

9일과 10일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서 공연

2011-12-01     김영찬 기자

힙합보이로 시작해 영국, 독일, 스페인, 중국, 미국 등 세계 무대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당당히 그 이름을 알리고 있는 안무가이자 무용수 이인수. 그는 최근까지도 쿠바, 폴란드, 멕시코 등 전 세계를 돌며 한국 현대무용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 무용계의 대표적인 춤꾼이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재학시절 이탈리아 에미오 그레코 무용단에 발탁돼 홍콩아츠페스티벌, 비엔나댄스페스티벌 등 국제무대의 감각을 익혔으며 이후 LDP무용단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춤 스타일과 안무적 지경을 넓혀왔다.

이인수의 춤에는 힙합의 움직임과 호흡, 그 느낌이 여전히 살아있다. 그는 자신의 힙합 자산을 바탕으로 동작 자체의 분리와 융합을 시도하며 다양한 움직임과 안무적 역량을 선보여왔다.

2007년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선보인 <Help>를 통해 이인수는 힙합의 거칠고 반항적 에너지를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춤과 안무로 보여주며 현대무용과 힙합의 신선하고 성공적인 결합을 시도했다. 이후 3년간 꾸준히 ‘힙합’과 ‘현대무용’의 새로운 결합과 진화를 모색하며 <오뚜기>와 <가장 어려운 부분>이란 작품을 선보였다. 서사적 움직임과 예술적 감성이 살아있는 그의 작품은 무용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리며 대중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섰다.

2008년 11월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에서 이인수는 그의 오랜동료이자 친구인 류진욱과 함께 출연한 <현대식 감정>으로 안무 그랑프리상을 받았다. 실제로 15년간 함께 해온 두 사람의 오랜 관계에 대한 오마주로 접촉 즉흥을 기본으로 힙합, 무술,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만남, 갈등, 무관심, 경쟁, 화해 등 일상적 감정을 밀도 있는 구성과 속도감을 통해 보여줬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강한 비트의 음악, 한 순간의 낭비도 허용하지 않는 안무의 치열함. 특유의 유머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작품은 2010년 팸스초이스에 선정되었으며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스페인, 독일, 스웨덴, 영국, 포르투갈, 미국, 쿠바, 폴란드, 멕시코 등 전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아 80여 회 이상 공연했다. 그리고 2009년 (사)한국무용협회 ‘최우수 안무가상’ 및 2010년 한국 춤비평가협회가 선정한 ‘연기상’을, 2010년 독일 노발레국제안무대회 3등상과 2011년 베이징 국제 발레&안무대회에서 1등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그가 이번에 무대에 올릴 무브먼트 드라마 <벽>은 ‘팝’과 ‘가요’, ‘디스코’ 를 연극과 마임, 힙합 등 다양한 예술장르와 복합적으로 결합한 유쾌발랄한 춤 드라마.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긴 여자, 친구의 애인을 뺏고 싶은 여자, 그리고 바람둥이 남자, 우연히 마주친 헤어진 여자친구가 안면몰수했다며 화가 난 청년, 수수방관하며 모든 상황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남자, 현대무용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온 말레이시아 무용수 등 작품에는 각자의 사연을 가진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무대는 거리에서 클럽으로, 까페에서 공원으로 다양한 변신을 하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의 이야기를 50여 분에 걸쳐 춤으로 보여준다.

오윤지, 양주희, 이인수, 류진욱, 천종원, 용현, 이동하 등이 출연하며, 안무는 이인수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