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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관현맹인’ 창단 공연 국립국악원서 개최

2011-12-09     김영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는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으로만 구성된 전통 예술단 ‘관현맹인 전통예술단’을 창단해 12월 14일 오후 7시 30분부터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창단 연주회를 개최한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이 주관하는 ‘관현맹인 전통예술단’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전통예술 분야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2011년 3월에 창단된 후 1년여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옛 전통을 이어가자는 뜻에서 과거의 명칭을 그대로 이은 ‘관현맹인 전통 예술단’은 전국에서 국악을 전공하거나 배워 활동한 시각장애인들을 모집하해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6명의 단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창단 후 4월 20일 장애인의 날 기념 공연, 9월 25일 창덕궁 낙선재 공연 등 20여 차례의 공연에 출연해 기량을 닦아왔다. 오는 14일은 최초로 선보이는 단독 공연이자 관현맹인예술단을 세상에 알리는 첫 신호인 셈이다. 

음악평론가 윤중강의 사회로 문을 여는 이번 공연에서는 문종석(시각1급) 대금연주자의 대금독주로 ‘청송곡(淸聲曲)’을 연주하며, 이어 이현아(시각1급) 여창이 시조시인 ‘평롱(平弄)’을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선보인다. 이민정(시각1급) 가야금병창연주자의 ‘흥부가 중 제비점고·제비노정기’를 가야금 병창으로 공연하고, 무용가 임금옥 씨의 궁중무용, 조주선(한양대 국악과 교수)의 판소리와 강호중(추계예술대 국악과 교수)의 국악가요가 초청 공연을 한다. 마지막으로 이진용(시각1급) 씨와 정철(시각1급) 씨의 사물놀이 ‘웃다리풍물’ 연주로 공연은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 단원들은 동아콩쿠르, 전국김해가야금경연대회, 전국대전국악경연대회, 김덕수사물놀이 경연대회 등 권위 있는 전국 규모 대회에서 각종 상을 수상한 인재들이다.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악단에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예술을 포기하고 안마사로 활동하거나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이들에게 관현맹인 전통예술단의 창단은 자신의 재능과 뜻을 펼치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희망이 되고 있다.

아직 국악 분야의 시각장애인이 많지 않아 소수의 단원과 객원연주자들로 공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 상황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국악 아카데미를 병행, 운영하고 있다. 성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지금까지 1,300여 명의 수강생이 아카데미를 거쳐 갔다. 이들 중 재능 있는 전통 예술인이 배출되어 관현맹인 예술단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관현맹인 전통 예술단은 창단 후 국내 소외 계층 순회공연을 통해 사회의 음지에 희망을 전파하게 된다. 또한 해외에 진출하여 중국의 장애인 전통 예술단인‘천수관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뛰어난 예술단으로 거듭나 우리 전통 문화예술을 전파하는 새로운 선로를 개척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