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어려운 문화재 이름 쉽게 바뀐다

시 지정 부동산 문화재 총 85건 명칭, 금년 말까지 변경 추진 하기로

2008-11-05     편보경 기자
서울시 지정문화재  명칭이 변경된다.
시는 오는 30일 총 31건의  서울시지정문화재의 명칭 개정을 고시키로 예정했다.
 
▲     지덕사 부 묘소

시는 지난 2008년 1월부터문화재 지정명칭 변경을  검토하기 시작해 1차로 묘소,비석,나무,역사인물 집터 등 총 31건을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변경안을 확정했다.
 
변경 필요성이 제기된 시 지정 부동산문화재 총 85건의 지정명칭을 금년 말까지 변경 추진키로 한 것이다.
 
문화재의 유형별로 명칭 부여 기준을 마련해 일관성을 기함과 동시에 '구(舊 :'옛'의 의미), '지(址 :'터’의 의미)' '유지(遺址 : ‘터'의 의미)', 부(附 : ‘~와’의 의미)’등 딱딱한 한자 표현은 되도록 삭제하거나 ‘~터’ 등의 한글 표현으로 바꾼다.
 
또한 유적에 대한 연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재의 역사성이 지정명칭에서 확연히 드러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1호인 <지덕사부묘소>는 조선 태종의  맏아들인 양녕대군 묘와 그의 사당인 지덕사(至德祠)를 가리키나 양녕대군 묘역임이 한눈에 드러나지 않고 문화재 성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는 <양녕대군 이제 묘역(讓寧大君 李禔 墓域)>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마찬가지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된 <청권사부묘소(淸權祠附墓所)>는 효령대군의 묘와 사당으로 <효령대군 이보 묘역(孝寧大君 李補 墓域)>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  우암구기각자증주벽립
조선 후기의 저명한 유학자 우암 송시열의 명륜동 집 터에는 '증주벽립’이라고 하는 송시열 친필 글씨가 새겨진 바위만 남은 상태인데 <우암구기각자증주벽립>이라고 명명되었지만 <우암 송시열 집터>로 알기 쉽게 변경된다.
 
그밖에 유형문화재 제50호인 <양효안공신도비부묘소>는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 묘역(良孝公 安孟聃과 貞懿公主 墓域)>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세종의 딸인 정의공주와 부마 안맹담이 묻힌 묘역이라는 것을 지정명칭에서 알 수 있게 된다.
 
문화재의 조성 연혁과 성격에 맞지 않게 지정명칭이 붙여진 서울시 기념물 제5호인 <손기정 월계관수>도 <손기정 올림픽 기념 참나무>로 이름이 변경된다.
 
기념물은 1936년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의 마라톤 경기 우승기념으로 받은 대왕참나무를 귀국 후 모교인 양정고교에 심은 것이나 지정명칭이  ‘월계관수’로 되어 있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수종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국립산림과학원 분자유전연구실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여 나무의 수종이 ‘월계수’가 아니라 북미 원산의 ‘대왕참나무(Qurercus palustris)’라는 것을 확실히 규명하고 그 결과를 이번 문화재 지정명칭 변경에 반영키로 한 것이다. 
 
▲ 꾸미기_사본 -손기정 월계관수의 1936년 모습(왼쪽)과 현재 모습(오른쪽)
<민가다헌>이라는 음식점으로 활용되면서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서울시 민속자료 제15호 <경운동 민익두 가옥>과 민속자료 제16호 <월계동 각심재>도 서울시 사료조사 결과 민영휘(고종 말기 민씨세력의 중심인물로 한성부판윤 등을 지내고 휘문의숙과 동일은행 등을 설립)의 아들인 민대식이 자신의 집 옆에 두 아들인 민병옥과 민병완을 위해 각각 지어준 살림집임이 새롭게 밝혀졌다. 그러므로 문화재 소유자로 잘못 구전된 ‘민익두’라는 가공의 이름은 수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운동 민익두 가옥> 등 건축 문화재와 <보도각 백불> 등 불교 문화재도 금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변경 추진될 계획이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