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콜, 잘 나가다 왜 이러세요?

‘120 다산콜센터’ 시민들 불만 봇물... 연결 어렵고, 정보 틀리고, 답변 없고

2009-06-24     이소영 기자

김재학씨(직장인. 사당동. 29)는 직장에서 야근을 하다가 집으로 가는 심야버스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정류장으로 나왔다. 새벽 1시 30분에 막차가 도착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40분이 되어도 오지 않았다. 다급한 마음에 120을 눌렀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짜증이 났지만 ‘나같이 급한 사람이 많은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잠시 후 다시 걸었더니 “현재 3명이 대기 중이며 상담원과의 연결까지는 12초입니다”라는 말이 덧붙여졌다. 하지만 12초를 기다린 후에도 상담원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이씨는 “급해서 전화했더니 할 때마다 다른 반응에, 연결도 이렇게 어려워서야 앞으로 전화 못하겠다”고 실망감을 털어놓았다.

지난 3월 본지(10호)에서 제기했던 ‘120 다산콜센터’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7년 9월 12일 문을 연 ‘120 다산콜센터’의 목적은 시민 고객의 불만ㆍ불편을 줄이고 궁금한 사항을 속 시원히 해결하는 전화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120 다산콜센터’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전화 연결부터 쉽지 않으니 시민들의 불평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네티즌 hi**는 밤 10시쯤 서울역에서 12시 이후의 심야버스를 안내받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모든 안내원이 통화 중이니 계속 기다리려면 1번, 안내서비스를 예약하려면 2번을 누르라기에 1번을 누리고 기다렸다. 15초의 시간이 흐르자 모든 안내원이 통화 중이라며 자동으로 예약서비스로 넘어갔다. 어쩔 수 없이 휴대폰 번호를 남겼는데 몇 분, 몇 시간도 아니고 그날도 아닌, 3일이나 지난 후에야 답변이 왔다.

그는 “급해서 전화건 건데, 시민들의 민원과 불편사항이 야간에 없으리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라고 격분하며 “1년 365일 24시간 연중무휴 상담한다고 광고하더니, 속은 기분이 든다”고 투덜거렸다.

지난 2월 ‘120 다산콜센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했지만 지금도 시민 고객들은 같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경험한 시민들은 홍보와는 다른 서비스에 실망해 120 다산콜센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강변했다.

또한 본지 지난 호에서, 평소 다산콜에 관심이 많아 홈페이지에도 자주 들른다는 이두현씨가 지적했던 무성의한 답변, 엉터리 정보제공 등의 상담원 불친절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문제점들이다. 

익명을 원한 한 30대 주부는 다산콜센터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센터에 전화를 걸어 한 공공기관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상담원은 5분 내에 다시 연락 주겠다며 끊었는데, 5분 후에도 연락이 오지 않아 급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금방 번호를 찾아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1시간 후 다산콜센터의 문자가 도착했다. 하지만 그 번호는 전혀 다른 기관의 번호였다.

“예전에 정확하고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어서 믿고 또 이용했는데 실망이 크다”며 “다른 것도 아니고 공공기관의 번호인데 빨리 찾지도 못하고 정확하지도 않았다.

솔직히 많이 실망했다. 역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 법인데, 만들 때만 요란하고 관리를 제대로 안 하면 믿을 게 못 된다”고 말한 그녀는 그 후 다산콜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즐거운 토요일, 남산순환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을 보고도 버젓이 지나가는 2번 버스가 괘씸해 김필수 씨(가명. 63)가 대표로 다산콜에 신고했다. 상담원은 주말이라 시간이 좀 걸린다며 월요일에 연락해주겠다고 했지만 3일이나 지난 목요일에서야 민원신청이 접수됐다는 문자만 왔다.

김필수씨는 “벌써 보름이 더 지났지만 아직도 어떻게 처리됐다는 연락이 없다”며 “혹시나 오늘은 하고 찜찜한 마음으로 연락을 기다려보지만 오늘도 묵묵부답이다.

어떻게 처리됐는지, 해당 부서나 기관 등에 접수처리가 됐다는 등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다니 너무하다”고 질책했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건 홍보문구에 걸맞게, 필요할 때 언제든지 신속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상담원과 통화연결이 안 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응답조차 너무 늦거나 아예 답변도 없는 상황이니 불만이 안 나올 수 없는 것이다.

한때 다산콜을 자주 이용했던 김민철군(고교생. 17)은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칭찬은 더 높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로 이어져 서비스 만족도를 올리는 것이 더 어려워지게 된다.

또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만큼 인력 한계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끊임없이 같은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는 만큼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시민고객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이용자가 많아지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문제점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120 다산콜센터’가 공공기관이나 타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민간 서비스 우수기업과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고, 그만큼 좋은 시스템이라고 홍보가 대단하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체감하고 있는 시민들은 다산콜센터를 지속적으로 관리를 철저히 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