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books]] 행복, 그 아름다운 애인은 어디에?

종합베스트셀러 ‘꾸뻬 씨의 행복여행’ 8주째 1위…신경숙 3위, 박범신 11위

2013-05-15     유시연 객원기자(문학 in 편집총주간)

아카시아가 피어나는 향기로운 오월을 맞아 서점가에서도 문학꽃이 활짝 피어나 독자들이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작가가 쓴 소설집 두 권과 시집 한 권이 종합베스트셀러 3위와 11위, 19위에 올라 있어 더욱 반갑다. 작가 신경숙이 쓴 짧은 소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와 작가 박범신이 쓴 장편소설 <소금>, 시인 서정주 동생 서정태 시집 <그냥 덮어둘 일이지>가 그 책.

오월 첫 주 서점가를 휘몰이하고 있는 책은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를로리가 펴낸 소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다. ‘달빛프린스’ 방송에 힘입은 이 책은 지난 주 2위에 올랐던 신경숙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3위로 주저앉히고, 혜민 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2위에 머물게 하면서 8주째 1위 자리를 탄탄하게 지키고 있다.

그룹 인피니트 엘이 펴낸 포토에세이 <엘스 브라보 뷰티풀>(L's Bravo Viewtiful)도 새롭게 13위에 올랐다. 6위는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10위는 차동엽 <희망의 귀환>, 14위는 이근후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16위는 강세형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19위는 시인 서정주 동생 서정태 <그냥 덮어둘 일이지>.

오월 첫째 주까지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뿌리를 탄탄하게 내리고 있는 파리 정신과 의사 꾸뻬 씨가 말하는 특별한 행복론 <꾸뻬 씨의 행복 여행>(오래된 미래)을 초록 그늘 아래 들춘다.

이 소설은 정신과 전문의 프랑수아 를로르가 환자들을 진료하며 얻은 경험과 생각들을 밑그림으로 쓴 작품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물질이 주는 풍요로움보다 정신을 만족시키는 것이 행복이라는, 그 기준이 바뀌는 시대다. 이 책은 복잡한 현대인이 지닌 마음 뿌리를 짚으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마음을 움직인다. 이 책은 교보문고와 함께 하는 KBS 2TV 북토크쇼 <달빛프린스>가 세 번째로 내보낸 책으로 배우 이보영이 추천했다.

성공한 정신과 의사 꾸뻬 씨. 그는 파리 중심가에 진료실을 갖고 있었고,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에 어울리는 멋진 얼굴을 뽐내고 있었다. 그가 쓰고 다니는 작은 원형 안경은 그를 매우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 무엇인가에 심사숙고할 때마다 습관처럼 만지작거리는 짧은 콧수염도 은근한 신뢰감을 심어주었다.

세상 어느 곳보다 풍요로우면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이 도시에서 그는 의사로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능력과 미모를 지닌 애인도 있다. 그가 있는 진료실은 언제나 많은 것을 갖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어느 날, 꾸뻬 씨는 자신 또한 행복하지 않다고 매듭을 짓는다. 스스로도 마음이 앓는 병을 안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그 어떤 치료로도 참 행복에 이르게 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꾸뻬 씨는 진료실 문을 닫고 여행을 떠난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지 ‘행복의 비밀’을 찾아 나선다. 어느덧 그가 지닌 수첩엔 행복을 찾는 비밀들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하는데….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 가운데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닌 특징은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다른 곳을 꿈꾸거나 성공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에만 지나치게 기대고 있다. 이는 지금 우리 모습과 닮았다. 지구 한편에서는 전쟁과 테러, 가난과 범죄로 고통 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더 행복해지고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 예를 들면 웰빙 스타일 같은 성공한 삶에만 빠져 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 를로르는 1953년 파리에서 태어나 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정신과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1985년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정신과 전문의 자격증을 얻은 뒤 16년 동안 파리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감정의 힘> <비정상적인 사람들을 위한 자유> <자기 스스로를 존중한다는 것> <개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어느 평범한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 <스트레스> 등이 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은 그가 펴낸 첫 번째 소설이다. 그는 지금 ‘꾸뻬 씨의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다음은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8곳에서 지난 4월 26일(금)부터 5월 2일(목)까지 서점에서 팔린 책을 종합한 4월 다섯째 주 종합베스트셀러 순위다.

1. 꾸뻬 씨의 행복 여행(프랑수아 를로리·오래된미래)
2.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쌤앤파커스)
3.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신경숙·문학동네)
4.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샘혼·갈매나무)
5. 마법천자문 25(올댓스토리·아울북)
6.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아포리아)
7. 하워드의 선물(에릭 시노웨이/메릴 미도우·위즈덤하우스)
8. 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59(송도수·서울문화사)
9. 나는 천국을 보았다(이븐 알렉산더·김영사)
10. 희망의 귀환(차동엽·위즈앤비즈)
11. 소금(박범신·한겨레출판)
12.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현대문학)
13. L's Bravo Viewtiful(엘·울림엔터테인먼트)
14.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이근후·갤리온)
15. 여성에게 드리는 100자의 행복(이케다 다이사쿠·연합뉴스)
16.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강세형·쌤앤파커스)
17. 습관의 힘(찰스 두히그·갤리온)
18. 그래도 사랑하라(전대식·공감)
19. 그냥 덮어둘 일이지(서정태·시와)
20. 돈보다 운을 벌어라(김승호·쌤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