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과 윤심덕 스캔들 다룬 창작뮤지컬 <글루미데이>

바다 속 몸 던진 비련의 커플의 진실과 허구

2013-05-24     윤다함 기자

창작 뮤지컬 <글루미데이>가 6월 5일부터 23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공연된다.

<글루미데이>는 1926년 8월 4일 일본 시모노세키와 부산 사이를 운항하던 관부연락선 덕수환에서 투신한 실존인물 김우진과 윤심덕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둘은 일본 유학생 출신으로 김우진은 극작가 겸 연극 운동가, 윤심덕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악가이자 최초의 대중가수로 유명세를 떨쳤던 실존 인물로, 사건 당시, 투신을 목격한 사람이 없었고,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 등 수많은 의문을 남겨 당대 최고의 스캔들로 떠올랐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듯 사건 이후 윤심덕의 노래 ‘사의찬미’가 수록된 레코드는 10만장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특히 윤심덕은 사회활동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관대하지 않았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 속에 더 많은 소문과 억측에 시달려야 했다. 김우진은 처와 자식을 둔 유부남이었고, 윤심덕은 결혼을 하지 않은 노처녀였기에 이룰 수 없는 사랑 즉, 불륜에 의한 자살로 알려져 있지만, 두 사람을 이탈리아에서 목격했다는 증언들이 이어지며 생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글루미데이>에서는 ‘사내’라고 지칭되는 가상인물이 추가됐는데, 작품 내에서도 그는 철저히 베일에 감춰진 신원미상의 남자로 등장한다. 사내는 김우진, 윤심덕과 함께 덕수환에 함께 탑승한 인물로, 그들의 죽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작품은 비련의 커플 김우진과 윤심덕의 투신 자살이 단순히 불륜에 의한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었을 거란 추정으로 출발해 그들이 처한 시대적 배경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1926년 국내 사회는 매우 혼란스러웠으며, 지식인들 또한 식민지의 고통을 겪고 있는 조국과 열린 세상의 자유분방함 속에 사상적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일본 유학생이었던 김우진과 윤심덕도 높은 이상과 현실 속에 방황하던 지식인 집단에 속해있었으며, 시대에 대항해 예술혼을 불태우고자 했던 예술가들이었다. 이때 그들 사이에 ‘사내’가 나타나 역사적 사실과 허구 사이를 교묘하게 연결 지으며 인물간의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극을 진행한다.

김우진 역에 배우 윤희석과 김경수, 윤심덕 역에 배우 안유진과 곽선영, 사내 역에 배우 정민과 이규형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티켓은 R석 5만원, S석 4만원이다. (문의 : 02-766-7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