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연등축제에 꽂혔다

조계사, 외국인대상 연등놀이 모니터 조사연구 보고서에서 나타나

2009-07-21     이지원 기자

2009년 ‘연등축제’에서 외국인들은 가로연등에서 신기함을 느꼈고, 행사에서 따뜻하고 밝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였다.

이 외에도 등과 의상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각적인 효과, 경건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한국인들 속에서 느껴지는 우아한 기운, 한국전통문화와 불교문화의 어우러짐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연등축제’의 매력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봉축위원회가 3월부터 5월까지 총 석 달에 걸쳐 행해진 ‘2009 연등축제 외국인 모니터 조사연구’에서 밝혀진 결과이다. 이 연구는 성별, 인종, 한국 거주 기간, 연령을 맞추어 재한 외국인을 모집하여, 축제를 즐기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거나 외국인 방문객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연등축제’는 단순한 종교행사에서 시작해 민족문화축제로 변화해왔다. 1995년까지 봉축법회와 제등행렬로만 치러지던 행사는 1996년 ‘연등축제’라는 명칭으로 변경하며 일반인과 함께하는 축제로 그 저변을 넓힌 것이다.

그러던 것이 2000년을 기준으로 기존의 프로그램들을 '불교문화마당‘과 ’어울림마당‘ 등으로 바꾸고,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축제로 탈바꿈 했다.

여기에 조계종 국제포교사회의 노력으로 ’제1회 외국인 등 만들기 대회‘가 진행됨으로써 국제사회에 연등축제를 알리고, 외국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힘입어, 봉축위원회는 국제적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 2008년부터 외국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다. 올해도 그런 취지의 일환으로 ‘2009년 연등축제 외국인 모니터 조사연구’를 한 것이다.

◆2000년 이후, 일반인에게 다가가는 국민축제 되다.
'연등축제’는 시청 앞 점등식으로 그 시작을 알린다. 축제 시작 몇 달 전부터 이루어지는 ‘전통 장엄등 만들기 강습회’, ‘전통등 전시회’도 축제의 사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또, 연등행렬 전날은 ‘연등놀이’가 진행된다. 장엄등과 연희단, 풍물패가 조계사에서 출발해 안국동과 인사동을 거쳐 조계사 앞 사거리까지 퍼레이드를 하고 그 곳에 마련된 무대에서 다채로운 공연과 춤판을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외국인들이 이 ‘연등놀이’를 가장 인상 깊은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았다.

이렇게 축제의 서막이 열리고 나면, 축제 당일 낮에 ‘불교문화마당’과 ‘어울림마당’이 진행된다. ‘불교문화마당’는 ‘외국인 등 만들기 대회’, ‘차(茶)문화 체험 부스’, 아기부처님께 감로수를 올리고 소원을 비는 ‘관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행사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어서, 외국인들에게 호응이 높은 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불교적인 색채가 가장 두드러진 어울림마당은 70여 개 단체의 3만 명가량의 불자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참가해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현대화된 연희단의 경우 현대와 전통이 접목된 음악에 특색 있는 안무와 의상으로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저녁에는 연등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연등행렬’과 축제에 동참한 모든 이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대동한마당’이 이루어진다.

이때는 연희단과 시민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함께 강강술래와 춤을 추며 뒤풀이를 즐긴다. 여기서의 하이라이트는 '분홍색 꽃비'로 이것이 날리며 축제는 절정에 달한다. 이렇게 ‘연등축제’는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시민과 외국인들의 참여로 진행된다.

그래서 보기만 하는 축제가 아닌 즐길 거리와 체험 거리가 많은 축제가 될 수 있었고, 이 점이 바로 많은 외국인이 뽑은 ‘연등축제’의 매력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민 참여로 이루어지는 축제로 성장하다.

올해에도 새롭게 발견한 점은 많은 외국인들은 축제 전에 연등축제의 시각적인 화려함에 이끌려 참여했으나 이후에는 연등축제만의 독특한 기운에 감동을 받는다는 점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연등과 연희단의 강렬한 색, 공연과 사람들의 소리, 정성스럽게 축제를 준비하고 이를 기쁘게 나누는 사람들의 정신, 불교의 가르침이 어우러져서 독특한 기운을 느낀다고 한다.

이 외에도 등과 조계사와 전통의상을 통해, 한국문화와 불교문화를 눈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과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열정적으로 축제를 돕고자 하는 모습들에서 외면적인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한 예로, 많은 외국인들이 전야제인 ‘연등놀이’에서의 한국인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비가 계속 내리는 악재 속에서도 행렬과 공연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공연자들이 밝고 열정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외국인들의 ‘연등축제’의 참가목적으로 불교문화와 어우러진 한국문화 체험을 꼽았다.  그리고 이들은 “‘연등축제’는 매우 한국적이다.”, “불교와 강하게 연계된 현대화된 한국 전통축제이다”라는 말로 참가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였음을 피력하였다.

이러한 충족은 한국을 재차 방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우아하고 헌신적인 한국인의 또 다른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러 매력과 장점에 불구하고 앞으로 더 국제적인 축제가 되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사항도 여럿 지적되었다. 외국인 방문객들은 연등축제에서 한국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기대하고 축제에 온다.

그러나 외국인별도 좌석과 부스가 마련됨으로써, 이러한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또, 불교 콘텐츠를 기획, 운영하는 부스에서 해당 콘텐츠에 대해서 이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진행을 함으로써 참여의 의미가 퇴색시켰다는 의견도 있었다.

질적인 통번역 서비스의 증원이 요구되는 것이다. 끝으로 불교에 대한 수업이 마련되어 있으면 더 좋은 축제가 될 것 같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

◆외국인 부스 별도 마련과 콘텐츠에 대한 설명 부족 등 개선해야


작년까지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리던 어울림마당은 운동장이 철거되면서 올해는 동국대 운동장에서 행해졌다. 이곳을 선정한 이유는 도심행사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럿 단점도 발견되었다. 운동장이 좁고 스탠드도 필요한 수의 반밖에는 되지 않아 많은 인원이 참여하기에 불편함이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운동장 바닥이 흙이라서 공연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도 개선사항으로 꼽혔다.  이 점에 대해, 봉축위원회 박상희 팀장은 기관의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라 말했다.

연등축제는 남이 차려놓은 잔치를 지켜보는 관망형 축제가 아니라 직접 만들고 즐기는 축제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열정적으로 축제에 참여하게 된다는 말이다. 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도 오히려 ‘아담하게 하는 것이 좋다’ 라면서 갑자기 커지지 않기를 바랄정도라고 한다.

자본으로 만들어낸 동원성 축제가 아니라 참여자가 중심이 되는 민속축제로써 탄탄하게 성장하는 것이 많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바라는 또 다른 ‘연등축제’의 모습인 것이다.

 


미니인터뷰 / 조계종 행사기획단 봉축위원회 박상희 팀장

“자생적인 참여자 중심의 축제로 성장시키고파”

-축제를 준비하면서 보람을 느끼셨던 때는 언제입니까?

이화여대가 모니터요원으로 교환학생들을 봉축위원회와 연결시켜주었는데, 축제를 경험한 학생들이 ‘만들어진 축제가 아니라서 감동적이었다’, 시각들이 비슷하거나 달랐지만 공통적인 의견이 가로연등이 신기하고 행사에서 따뜻하고 밝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축제에서 좋은 인상을 받은 듯하여 뿌듯했습니다.

-축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이라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올해 어울림 마당은 동국대 운동장에서 행해졌습니다. 이곳을 선정한 이유는 도심행사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 말고 단점도 있습니다. 운동장이 좁다는 점입니다. 스탠드도 필요한 수의 반밖에는 없고, 운동장 바닥도 흙이라서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기관의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죠.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연등축제’의 미래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축제에 참가한 많은 외국인들은 오히려 ‘아담하게 하는 것이 좋다’ 라면서 갑자기 커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본으로 만들어낸 동원성 축제가 아니라 참여자가 중심이 되는 민속축제로써 탄탄하게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원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