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일호 “김시현 보자기-품다"

'보자기' 표피 아래 감추인 조형적 구조에 대해

2015-05-19     이우상 기자

김시현 작가의 개인전 <품다>가 오는 6월10일부터 23일까지 갤러리 일호에서 개최된다.

작가 김시현의 작업에서는 화려한 색채와 장식적인 문양이 특징적으로 보이는 '보자기'의 이미지와 그 '보자기' 안으로 무엇인가 양감만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형체가 드러난 '보따리' 모양의 형상이 발견된다.

한국적 정서가 담겨 있는 '보자기'의 이미지와 문양은 지속적으로 한국 고유의 정서를 드러내는 특정한 시각적 신호를 발생시키고 있는데, 이와 함께 단순하고 소박해 보이는 '보따리'라는 모양새는 가방이나 상자 등 물건을 나르는 다른 여타의 용기와는 달리 내용물의 형상이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된다는 점에서 마치 한국인들의 정서적 태도처럼 직설적이지 않지만 강하게 내면의 정서를 연결시키는 방식의 시각적 구조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가가 작품명제로 제시하고 있는 'precious Message'가 암시하는 것처럼 내용물이 직접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 소중한 물건이 담겨 있음직한 상황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그런데 작가가 그려내는 시각적 상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작가는 그의 작업과정에서 몇 가지 독특한 조형적 시도를 하고 있음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보따리에 쌓여있는 귀중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실제적 상황을 지시하는 회화적 재현을 시도하면서도 동시에 이 회화적 표현 자체가 귀중한 메시지 자체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보따리'가 '보자기'의 표피를 갖고 있기에 표면상 '보자기'일 수 밖에 없음에도 '보따리'라는 특정한 명칭으로 불리게 되는 것은 그 안에 담겨있는 물체의 모양에 지배를 받는 형태의 종속성으로 인함이다. '보따리' 자체는 독립적 형상을 특정화하기 시키기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따리'의 보편적 형상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보자기'와 그 '보자기' 안에 감싸진 내용물 간의 긴장감 속에서 '보따리'라는 물체의 전형적 형상을 떠올리게 되는 습관적 기억 재생 방식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작가 김시현은 회화적 재현의 문제에 있어서 재현 대상으로서의 원본이라는 실체적 상황과 작가의 창작물로서의 원본의 실체적 상황에 대하여 긴장과 균형관계 아래 양자를 연결시키는 시도를 통해 원본성의 의미와 회화적 재현에 대한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방식을 던져주고 있다.

한편 김시현 작가는 인천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했으며 26번의 개인전과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주일 한국대사관저, 중동 예멘대사관, 신용보증기금본사,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저, 한남더 힐 커뮤니티센터, 바레인대사관, 세종호텔, (주)SAC, ㈜엘라스켐, 호텔 프리마에 소장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