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6일 개막, 여러 우려 딛고 출발

영화제 독립 지지하는 영화인 목소리 나와, 형식적 행사 없애며 '민간 주도 영화제' 인식

2016-10-06     임동현 기자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던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6일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출발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 논란 이후 감사 결과를 이유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해촉되면서 동시에 횡령을 이유로 검찰에 고발됐고 이로 인해 부산시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독립성 및 자율성 확보'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었던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다시 돌아오고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조직위원장을 맡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관 개정'을 이루면서 관이 아닌 민간 주도의 영화제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김 이사장과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의 산파 역할을 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 회복 문제로 영화인들이 반발하면서 '반쪽 행사'가 될 가능성도 점쳐졌었다.

여기에 개막을 코앞에 앞두고 태풍 차바로 인해 해운대 BIFF 빌리지가 무너지는 일이 벌어지면서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 직전까지 내우외환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6일 개막식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안숙선 명창과 김덕수 사물놀이패, 앙상블 시나위, 바로크 컴퍼니가 함께 한 개막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된 한국영화를 프랑스에 선보이며 한국영화를 알리는 데 공헌한 로랑스 메르즈베르그에게 한국영화공로상을, 지난 7월에 세상을 떠난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에게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여했다.

이어 이날 개막작인 장률 감독의 <춘몽> 소개와 상영으로 개막식이 마무리됐다. 개막 선언이나 축사, 불꽃놀이 등은 이날 개막식에서 나오지 않았고 특히 지자체장이 개막선언과 축사를 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아 '민간 주도 영화제'라는 인식을 가지게 만들었다.

개막식 레드카펫에서는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배우 김의성이 'INDEPENDENT FILM FESTIVAL for BUSAN!'이라는 글이 적인 종이를 들었고 정지영 감독은 'SUPPORT BIFF, SUPPORT MR.LEE'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과 이용관 전 위원장의 명예회복을 기원한 것이다.

또한 이날 참석한 배우들은 노출이 심한 의상보다는 격식에 맞는 의상으로 레드카펫을 밟아 이른바 '노출 논란'만 부추기며 실추됐던 영화제의 격을 더 높여주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초청작 69개국 299편, 월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22편이 소개되며 오픈토크, 핸드프린팅, 한국영화 회고전, 야외 무대인사 등 다양한 행사로 영화팬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내우외환을 딛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떤 결말을 지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