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담벼락에 걸린 이예식기자의 ’귀환(The Return)’전

‘이주, 끝없는 여정’, 제3회 국제사진축제가 수원화성에서 30일까지 열려

2016-11-20     정영신 기자

온 나라가 ‘박근혜대통령하야’로 어수선한 가운데 국내.외 사진가들이 참여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축제 ‘제3회 수원국제사진축제’가 수원화성 낮은 성곽과 행궁동 일대에서 지난 1일부터 오는 30까지 한 달 동안 열리고 있다.

수원화성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진은 신풍초등학교 담벼락 갤러리에 걸린 새고려신문 이예식 기자의 사할린동포들의 ’귀환(The Return)’전이다.

사할린 한인 2세인 이예식기자는 30년간 동포들의 일상을 사진에 담아왔다. 2차 세계대전 패망 후 일본에 의해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에 왔던 이들이 광복이후에도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할린에 흩어져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 기자의 사진을 보면서 지금의 시국과 맛물려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느끼게 했다. 비행장 앞에서 고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는 노부부의 사진은 역사의 굴곡을 겪어낸 사할린 동포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기도 했다.

이예식 사진기자는 현지인의 눈으로 한인 1~2세의 삶과 귀환과정을 찍은 사진집을 눈빛출판사에서 출판했다. 강대국에 의해 버려지고, 나라 없는 백성으로 반세기를 살아온 한민족 1세들의 귀환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1989년부터 시작해 2016년 현재에도 4천여 명의 1세들은 영구 귀국을 했지만, 그들의 자녀 3만여 명은 지금도 사할린에 남아 있다고 한다.

유즈노사할린스크의 한인 위령비에는 "기억하지 않는 자에게 역사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는데, 한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고국을 그리며 살아온 삶을 사진으로 담아온 이예식 기자의 사진으로라마 우리가 기억할 차례가 왔다고 본다.

이번 전시는 이예식 기자의 ‘귀환’전뿐만 아니라 ‘제3회 수원화성 국제사진축제(3rd Suwon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는 ‘Migration, The Long Walk(이주, 끝없는 여정)’이라는 테마로 30여개국 80여 명의 사진가들이 참여해, 30여 곳에서 60개의 전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따뜻한 시선과 시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담긴 찰나의 순간을 만나러 수원화성으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