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인협회 '윤동주 100년의 해' 선포 "그의 시정신이 그립다"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선포식, 100주년 맞이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 예정

2017-01-11     임동현 기자/박우진 인턴기자

시인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시인협회가 11일, 2017년을 '윤동주 100년의 해'로 선포했다.

서울시인협회(회장 유자효 시인)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선포식 행사를 가졌다. 이 선포식은 올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첫번째 문학단체 행사다. 

전미소 시인의 사회로 열린 이번 행사는 유자효 서울시인협회 회장의 축사와 선포식을 시작으로, '윤동주의 삶과 시 세계'를 주제로 이숭원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와 이근배 대한민국 예술원 부회장의 강연이 이어졌고, 서울시인협회가 추진 중인 '윤동주 문학여행'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었다.

유자효 회장은 "요즈음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 정신이 더욱 그리운 때다. 그의 시와 문학, 시대의 어둠을 걷어내려고 애쓴 청년정신을 좇아 윤동주 시인을 더 많은 국민들이 사랑하고 기리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숭원 교수는 '순결한 영혼의 불꽃, 윤동주'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윤동주는 시 '십자가'에서 '무기력한 나'와 '자기 희생을 결의하는 나'의 대립을, 시 '간'에서는 순수한 정신을 지켜 나감으로써 저항 의식을 보여주지만, 시 '참회록'에서는 자신을 부끄럽고 나약한 존재로 그리며 참회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친일 인사들 조차 쓰지 않은 참회록을 썼을 정도로 윤동주가 순결한 정신을 가졌음을 의미하고, 순결한 정신을 지키는 것도 저항이라고 본 윤동주의 생각은 오늘날 우리에게 큰 의미를 준다"고 밝혔다. 

이어서 강연을 맡은 이근배 부회장은 공초 오상순, 정지용, 윤동주 세 시인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세 시인 모두 당대의 선각자이면서 전혀 친일의 길에 들어서지 않고, 자신들의 시 세계를 펼쳤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윤동주의 경우 70년대까지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지만 80년대 친일 문제가 발생하면서 새롭게 부각되었다"면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커버가 없는 것이 진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인협회는 올해 총 5회에 걸쳐 '윤동주 문학여행' 및 추모행사를 갖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는 2월 16~18일에는 윤동주가 다닌 도쿄 릿코대학, 15일간 장기투숙한 도쿄 YMCA 호텔, 윤동주 하숙집 터, 윤동주가 구금됐던 시모가모 경찰서, 마지막 송별회 장소였던 우지강 등을 둘러보는 '일본 도쿄-교토 2박3일' 행사가 열린다.

이어 4월 8일에는 윤동주의 모교인 연세대학교를 방문하고 시비, 협성교회, 정지용 아현동 집터, 누상동 하숙집 터, 윤동주문학관 등을 돌아보는 '서울 속의 윤동주 삶의 흔적 찾기'가 열리며 5월 8~9일은 1박 2일로 윤동주가 생체실험으로 죽어간 후쿠오카 형무소를 찾아 형무소 바로 앞 바다에서 추모식을 열고 영혼을 위로하는 꽃뿌리기 행사를 가진다.

이밖에도 명동촌 생가부터 윤동주-송몽규 묘소까지 돌아보는 '윤동주 생애여행'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원고를 극비 보관했던 하숙집 후배 정병욱의 생가가 있는 전남 광양 망덕포구를 방문하는 행사도 진행된다.

유자효 회장은 "'윤동주 문학여행', '윤동주 캘리그라피 전', '윤동주 서시 여름시인학교' 등 여러 프로그램과 함께, 중국의 '윤동주 시인 중국 국적 조작'의 시정 활동과 윤동주, 송몽규 사망에 대한 일본의 진상 규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활동을 강화하고 압수된 윤동주 시 발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