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도 '영화' 있다? 영화 '블랙(Black)'

가슴 뭉클한 장애인 제자와 스승의 세상을 향한 도전

2009-09-09     박솔빈 인턴기자

소리는 침묵이 되고, 빛은 어둠이 되던 시절,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한 소녀의 희망의 메시지! 세상이 온통 어둠뿐이었던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8살 소녀 ‘미셸’.

아무런 규칙도 질서도 모르던 ‘미셸’에게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의 부모님은 마지막 선택으로 장애아를 치료하는 ‘사하이’ 선생님을 부르고 그에게 그녀를 맡기게 된다.

그녀가 집에서 종까지 단 채 동물처럼 취급 당하는 것을 본 ‘사하이’ 선생님은 ‘미셸’의 눈과 귀가 되어주기로 결심하고, 아무 것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그녀에게 말과 소리 그리고 단어 하나 하나를 수화로 가르치기 시작한다.

포기를 모르는 그의 굳은 믿음과 노력으로 끝내 그녀에게도 새로운 인생이 열리고 그녀를 세상과 소통하게 해 준 마법사 ‘사하이’ 선생님은 세상에 첫 걸음마를 내딘 ‘미셸’의 보호자가 되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조금씩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미셸’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된 ‘사하이’ 선생님은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그녀 곁을 떠난다. ‘미셸’은 ‘사하이’ 선생님을 애타게 수소문하는 한편, 그의 가르침대로 세상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인도의 국민배우 아미타브 밧찬(‘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어린 자말이 똥통에 빠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사인을 받고자 했던 바로 그 배우)과 라니 무커르지가 감동의 연기를 펼친 이 영화로 흔히 접할 수 없는 인도 영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비록 인도 영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춤과 노래는 등장하지 않지만 끊이지 않는 음악과 연극적 연출, 중세미술을 연상시킬 정도로 공들인 미장센은 춤과 노래 그 이상의 흡입력을 발휘한다.

지난 2005년 개봉해 인도의 오스카라 불리는 ‘페어 원 필름페어’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 11개 부문을 휩쓸었던 영화 ‘블랙’이 지난 27일 국내 개봉했다.

2005년 개봉 당시 인도판 헬렌 켈러로 불리며 ‘타임지 선정 최고의 영화 Best 10’에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영국 BBC로부터 ‘탄탄한 시나리오, 수려한 영상미, 흡입력 있는 음악, 감동적인 연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둠의 루트로 영화를 입수한 네티즌들의 의해 국내 개봉도 하기 전에 평점 9.2를 기록했다.

박솔빈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