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뮤지컬 영화와 뮤지컬 공연의 시너지"

7월 6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중구 일대, 고전과 신작 뮤지컬 영화와 공연의 어울림

2018-05-30     임동현 기자

한국영화 역사의 중심인 충무로와 뮤지컬 전문극장인 충무아트센터가 만나 뮤지컬과 영화의 어울림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충무로뮤지컬영화제(CHIMFF)가 올해 3회째를 맞이한다.

올해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7월 6일부터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등 서울 중구 일대에서 펼쳐지며 8개 섹션에서 35편의 작품이 선을 보인다.

7월 6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개막작은 <씨네라이브:손에 손잡고>다. 이 작품은 1988년 서울올림픽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임권택 감독, 도올 김용옥 각본의 <손에 손잡고>에 라이브 공연을 더한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임권택의 <손에 손잡고>는 이번 영화제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일반 관객에게 공개된다.

다큐멘터리 필름에 음악레이블 '푸른곰팡이' 대표 아티스트 조동희와 조동익 음악감독이 작곡 및 편곡한 음악을 프로젝트 밴드 마이크로 유니버스가 연주하고 장필순, 이승열, 조동희 등 아티스트의 매혹적인 음성과 함께 도올 선생이 쓴 묵직한 느낌의 나레이션이 전달된다. 

영화제 측은 "서울에서 평창, 다시 서울로 이어지는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와 함께, 이 뜻깊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모든 충무로 영화인에게 바치는 헌정의 의미"라면서 "서울올림픽이 지향한 평화의 의미를, 2018년 새로운 기류 속에서 다시 한 번 되새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폐막작은 아서 힐러 감독의 뮤지컬 영화 <맨 오브 라만차>다. 1964년에 초연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1972년 아더 힐러가 영화화한 이 작품은 피터오툴, 소피아 로렌이 주연을 맡아 직접 노래를 불렀고 이로 인해 개봉 당시에는 뮤지컬 전문 배우가 아닌 두 주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두 배우가 직접 부른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소중한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그들 각자의 뮤지컬' 섹션에서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들이 뮤지컬 영화에 도전한 작품들이 상영된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피니안의 무지개>, 노만 주이슨의 <지붕 위의 바이올린>, 켄 러셀의 <보이 프렌드>, 앨런 파커의 <에비타>, 라스 폰 트리에의 <어둠 속의 댄서>, 미이케 다카시의 <카타쿠리가의 행복> 등을 만날 수 있다.

세계 각국 뮤지컬과 공연예술 관련 신작영화를 선보이는 '더 쇼' 섹션에서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극영화로 사랑받은 <발레리나>, <코코>와 함께 감각적인 세 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데이먼 카다시스 감독의 <새터데이 처치>는 '뮤지컬판 <문라이트>'로 불리는 작품으로 성소수자들이 토요일마다 모여드는 교회를 배경으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드라마다.

톰 구스타프슨 감독의 <헬로 어게인>은 아더 슈니츨러의 희곡 <원무>를 원작으로 한 것으로 열 쌍의 남녀 주인공들의 꼬리를 무는 연애담의 기본 구조를 그대로 살렸지만 세기말 비엔나의 특정한 하룻밤을 배경으로 한 원작과는 달리 에피소드마다 시대, 공간, 성적 지향이 달라지는 실험적인 형식을 취했다. 

벤자민 매팅리 감독의 <일렉트릭 하트>는 무성영화의 형식과 EDM 사운드트랙이 결합한, 파티에서 페스티벌로 이어지는 로드 '트립' 무비다. 사운드트랙은 처음부터 끝까지 EDM만으로 채워지며, 들리는 대사 대신 무성영화의 자막처럼 SNS 화면의 텍스트가 관객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같지만 다른 두 영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트윈 픽스' 섹션에서는 존 워터스의 1988년작 <헤어스프레이>와 아담 쉥크만 감독의 2007년 뮤지컬 버전 <헤어스프레이>가 상영된다.

사회 주류층을 향한 신랄한 조롱과 소수자들의 삶에 대한 거침없는 묘사가 돋보이는 1988년 버전과 거대한 몸집의 여인으로 분장한 존 트라볼타의 존재만으로도 특별함을 안기는 2007년 버전을 비교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전뮤지컬영화를 재조명하는 '클래식' 버전은 지난해 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레미제라블:25주년 기념 콘서트>가 다시 관객들을 찾으며 전설의 댄스 영화인 <더티 댄싱>, <플래시댄스>, <풋루즈>, <토요일 밤의 열기>와 최고의 가족 뮤지컬 영화로 불리는 <메리 포핀스>, 록밴드 토킹 헤즈의 공연 전체를 한 편의 뮤지컬처럼 완벽하게 만들어내며 역대 최고의 콘서트 필름으로 평가받은 조나단 드미 감독의 <스탑 메이킹 센스>가 선보인다.

코러스와 관객이 함께 노래하며 영화를 즐기는 '싱얼롱 침프'는 빌 콘돈 감독의 2017년작 <미녀와 야수>가 상영되며, 관객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고, 코러스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한국고전영화에 무대공연을 접목한 '충무로 리와인드' 섹션도 주목된다. 영화제와 KBS성우극회가 공동 기획한 것으로 1965년작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낭독공연으로 재창조한 <시나리오 낭독공연:저 하늘에도 슬픔이>, 한국 최초로 시도한 영화음악 사운드트랙 복원사업의 결과물로 44년만에 복원된 오리지널 사운드와 라이브 더빙 공연으로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을 만다는 <씨네라이브:별들의 고향>, 그리고 영화제가 김수용 감독과 신영균 배우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선보이는 <산불>을 만날 수 있다.

뮤지컬영화 사전제작지원 프로그램인 '탤런트 엠앤엠'은 1,2차 본선심사를 통과한 4편의 제작지원작이 선보인다. 청년백수가 무당학원에 다니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대무가>, 만남을 얘기하려는 남나와 헤어짐을 얘기하려는 여자가 6년의 시간을 넘어 같은 공간에서 만난다는 설정의 <돌고 돌아 우린>, 시한부 엄마를 위해 뭉친 세 딸의 이야기 <딸들의 밥상>, 도시에서 상처를 입고 시골로 전학온 청각장애인과 짝꿍의 이야기를 담은 <별들은 속삭인다>가 공개된다.

이밖에 국내 최초 뮤지컬영화 공모 선정작인 <Replay_내일>, <미지와의 조우>, <알송달송>도 이번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김홍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은 지난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규모가 커지고 상영관이 많아지는 것도 좋지만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봤다. 뮤지컬 영화와 뮤지컬 공연이 시너지를 이루는 것이 영화제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탤런트 엠앤엠'에 선보이는 4편은 공통 경향이 있는 것이 아니라 4인 4색의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가 있다"면서 "포털 사이트를 통해 상영작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직접 배급까지는 아니지만 다리를 놓는 에이전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