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육교, 공공미술 작품으로 새롭게 변신하다

종로구 신영동삼거리 육교 바닥에 '자하담' 펼쳐져

2018-12-17     이가온 기자

종로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교이자 신영동, 평창동, 부암동을 연결하는 신영동삼거리 육교 바닥이 공공미술 작품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지난 6일부터 신영동 육교 바닥에 펼쳐진 ‘자하담(紫霞談)’은 북악산, 북한산, 인왕산의 풍경이 병풍처럼 걸린 세갈래 육교위에 지역과 세대를 연결하는 공공미술 작품으로 바닥설치 작품인 '자하담돌', AR 작품인 '자하신화', QR속에 동네이야기를 담은 '자하교감' 등 총 3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3명의 젊은 예술가(장석준,박제성,정소영)가 참여한 ‘자하담(談)’ 프로젝트는 조형물 설치로 여겨지는 공공미술의 틀에서 벗어나, 신소재와 신기술을 활용한 작품으로 의미가 크며, 도시의 풍경과 공간의 침범 없이 특별한 공중 예술카펫을 작품으로 구현해 냈다. 

밤과 낮의 반전이 인상적인 자하담돌(정소영作)은, 낮에 흡수한 태양빛을 밤에 발산하는 친환경 축광석이 소재로 사용됐다.

자하담돌은 인근의 지층과 계곡의 모습을 평면적으로 재구성한 바닥패턴 작품으로, 유연하게 연결되는 선의 흐름에 맞춰 걷다보면 육교를 건너는 시간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고 특히 밤에는 자줏빛 조명 아래 빛을 내는 축광석들이 마치 흐르는 계곡물 위를 떠다니는 것 같은 환상을 자아낸다. 

자하신화(박제성作)는 세 개의 갈래길이 만나는 육교 정중앙 지점에서 구현되는 증강현실(AR) 작품이다. 세검정초등학교 92명의 어린이들의 상상으로 완성된 이 작품에는, ‘우리 동네를 지키는 상상의 동물’에 대한 아이들만의 독창적인 신화들이 담겼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97개의 캐릭터들은 각자의 이름과 사는 곳, 특별한 능력이 다르다. 자하신화에는 자신의 동네를 사랑하는‘아이들만의 방식’이 그림 속에 녹아있다. 카메라 뷰로 보이는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가상의 작품들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은 육교 위에서만 가능하다.

자하신화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앱스토어에서 ‘자하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한 후, 육교 가운데 설치된 지표위에서 구동하면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자하교감은 육교 곳곳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지역에 거주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삶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연결하는 가상 플랫폼이다.(https://jahadam.modoo.at)

이어령 문학평론가, 김정원 피아니스트, 하태석 건축가, 박인학 발간인, 안규철 미술가 등 다분야의 예술가들이 동네에 대한 자신의 생각, 삶의 지혜, 작품세계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들려주는 예술 프로젝트다. 

향후에는 참여했던 분들의 추천을 받아 릴레이 인터뷰로 확장해, 많은 주민들의 이야기의 장이자 문화예술을 꿈꾸는 이들에게 멘토링이 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