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600년 역사길, ‘고궁로’ 되살린다

관광객 위한 효과적 도보관광, 역사문화탐방로 단장

2008-12-17     이소영 기자

고궁로는 조선왕조의 건국과 새 서울을 탄생시킨 역사적인 거리로 사직로, 율곡로, 창경궁로 4.5km 구간을 하나로 묶어 지칭하는 말이다.

임금이 국사를 다스리고 제사를 받들기 위해 수시 행차 했던 국보급 간선도로인 고궁로는 조선왕조 법궁인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창덕궁 등 4대 고궁이 있는 조선왕조 역사를 이어주는 동맥과 같은 거리이다.

좌우에 국가의 기틀인 왕의 선조를 모시는 종묘를, 우측에는 사직단(토지를 주관하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 위치하고 있어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기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조선왕조의 역사와 유적이 집중돼있는 이 거리가 사직로, 율곡로, 창경궁로로 나누어져 도보로 관광하기에 효과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땜질식 바닥 보수로 거리 환경이 악화되고, 과도한 색채사용과 통일되지 못한 형태 및디자인 시설들이 도시 미관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고궁로의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가로등, 펜스 등을 설치한 것이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해 관광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로구가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종로구는 고궁로에 대한 단계별 정비·조성 방안을 세우고 조선왕조 왕의 길을 재건해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배어나는 걷고 싶은 보행로를 조성키로 한 것이다.

우선 역사 문화가 단절되었던 사직로, 율곡로, 창경궁로를 이어 ‘고궁로’로 ‘서울 600년 역사의 정체성 정립’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가로, 안내, 문화, 조경 시설을 통합 디자인해 600년 역사의 정체성과 민족 고유의 문화가 묻어나는 가로를 계획한 것이다.

◆ 전통·현대 조화된 고풍스러운 분위기 살려
     휴지통, 맨홀뚜껑 등 세세한 부분도 고려

주로 목재와 자연소재를 사용해 시설물에 옛 고풍스러운 맛을 살리고 고궁로에 맞는 이미지로 시설물을 디자인한다.

눈높이에 맞춘 안내 표지판, 정류장 표지판 등의 가로시설과 평균 사람의 키에 편안한 높이의 휴지통 등이 제 기능도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했다.

전통적인 이미지와 현대의 모던함이 조화된 보도블럭 패턴, 보도블럭의 패턴을 삽입한 맨홀뚜껑 등의 작은 부분도 세세하게 신경 썼다.

 

가장 우선시한 부분은 고궁로 중간 중간 2~3개의 관광 안내소와 관광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디자인은 옆쪽 벽면 고궁로 지도를 배치하고 행사포스터를 붙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또 행사 및 홍보 안내 전용 게시판을 두 가지 크기로 제작, 창덕공원과 교차로 교통섬 보안계획도 추진 중에 있다.

역사문화거리 조성은 도시민의 통과공간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역사문화의 거리 자체는 역사문화환경의 특수성과 연계되면 역사의 이해적 측면에서나 쾌적한 관광에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다.

나아가 세계에서 찾기 힘든 국보급 문화재 밀집거리인 고궁로 조성으로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서 ‘서울’의 브랜드 파워 강화로 경제적 측면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은 외국의 역사문화환경 중 가로(街路)의 개념을 중시해 자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까지 유명한 명소로 사랑 받고 있는 장소나 거리를 통해 충분히 설명된다.

역사·문화 탐방로 ‘고궁로’의 조성사업 계획은 다음과 같다.

▶ 전통과 현대, ‘서울의 정체성’ 강화
전통문화의 거리 ‘고궁로’를 서울의 중심 ‘종로’, 환경생태의 거리 ‘청계천로’와 함께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는 3대 간선도로 확보해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또한 역사문화와 경제, 첨단, 디자인이 어우러진 활력 있는 역사문화도시로 서울의 이미지를 바꾸고자 한다.

▶ 고품격 ‘궁궐문화’ 디자인

보도, 차로, 펜스(보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담장), 가로등, 버스 쉘터, 바닥 패턴, 관광 안내판 등 도로시설물은 표준설계시방서를 마련해 통일성을 부여한다.

지저분한 시설물은 철거하고 고궁로의 분위기에 맞게 디자인해 고품격의 궁궐문화가 드러나도록 쾌적한 거리를 조성해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보행로를 조성하고자 한다.

가로수 누락구간에 보식을 통해 가로수의 연계성을 확보한다.

‘고궁로’의 공공시설물은 조립식으로 결합되는 모듈화시스템 방식(각각 기능별로 독립적으로 쪼개서 만들어 후에 유지보수도 쉬운 프로그래밍 방법)을 기본으로 주변 환경과의 역사적 의미, 다양한 기능을 가진 통합형 디자인의 가로를 만든다.

▶ 환경과 조화된 전통 이미지 ‘간판’
간판은 절제된 전통이미지로 주변 환경과 조화되게 바꾸고 옥외광고물의 무분별한 설치를 서울시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을 참조해 깨끗한 도시 미관을 보여줄 수 있게 제작한다.

▶ 창경궁과 종묘, 녹지 연결해 ‘고궁 복원’

창경궁(사적 제 123호)과 종묘(사적 제 125호, 세계문 화유산)는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연접해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민족혼 말살정책의 일환을 도로를 개설(현 율곡로)해 지금까지도 단절된 상태로 남아있는 두 사적 간 녹지를 연결해 고궁을 복원한다.

과거 고적자료 조사를 통해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남동사거리 간 율곡로 도로 구조를 개선해 기존 4차로를 6차로 터널로 계획해 도심 교통난을 해소할 예정이다.

그 위에 담장을 조성하는 등 당초의 지형을 최대한 옛 모습으로 복원한다.

지난 1월부터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7월 허가를 받아 본격 추진해왔고 내년 설계를 착수한다.

▶ 전통형식 게이트, 율곡로 국악공연장 등 ‘고부가 문화관광 상품’ 개발

북촌한옥마을 입구에 전통형식의 게이트를 계획해 북촌한옥마을의 상징성을 강조하고 주로 박물관이 밀집된 북촌한옥마을과 연계해 시설도 만든다.

창덕궁 앞 주유소 2개를 매입해 한국 의복 전시관·음식 박물관을 건립해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전통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어가 행렬단을 만들어 행렬 및 국장(나라에 큰 공이 있는 사람이 죽었을 때 국비로 장례를 치르는 일) 재현, 궁중음식축제, 궁중의복 전시회 등 전통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행사와 공연 등 고부가 가치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율곡로의 국악공연장이나 ‘고궁로’에서는 정기적으로 축제를 개최해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어 지역 활성화는 물론 서울시의 관광객 유치에 적극 기여하고자 한다.

 

600년 고궁로 역사성을 살려 서울의 정통성을 세계에 알리고 각종 문화 사업과 연계해 격조 높은 역사의 거리가 경쟁력 있고 매력적인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고궁로’는 내국인은 물론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역사문화 탐방로로 제공될 수 있는 콘텐츠이며, 옛 왕의 행차로였던 서울 사직단에서 문묘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연결되어있는 역사문화 요소들을 다양하게 연속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고궁로 조성사업은...

2006년 9월 종로구청장의 지시로 사직단에서 율곡로까지 단장 계획 시행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종로구 문화체육과 이병호 과장이 역사문화 탐방로 ‘고궁로’ 조성사업을 기획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창의인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10월부터 공사를 시행해 2011년 12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서울시 도심재창조프로젝트, 광화문광장 조성사업, 율곡로 복원 사업과의 중복구간은 제외 하고 시행된다.

’07. 3 고궁로 합동 순찰 실시
’07. 9 서울시 문화국장 및 문화재과 보고, 서울시 예산 배정요청
’07. 11 고궁로 조성 추진위원회 구성계획 방침
’07. 12 서울시 문화재과 예산재배정
’08. 2 ~ 8 (주)케이디에이와 고궁로 조성 설계용역 6개월 계약
’08. 6 ~ 8 서울시 디자인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디자인 및 색채 등 서울시 디자인 심의규정 준수, 관계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여러 번의 보완을 거쳐 올해 8월 심의 완료
’08. 9 설계용역 결과에 따라 시설물 공사 및 서울시와 협의해 사업별 예산 확보
’08. 9 ~ 11 구간 가로등 공사 시행, 11월 가로등 개량공사 설치 완료
동십자각부터 율곡로까지 1650m 가로등 94본 철거, 138본 개량, 가로등 분전함 8면 설치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