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갤러리, 이건용 개인전 《現身현신》 개최

퍼포먼스에 철학 포괄, 신체의 역할 전달ㆍ강조

2019-05-28     김지현 기자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페이스 갤러리가, 페이스 베이징에 이어 이건용의 두 번째 개인전을 오는 6월 5일부터 8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이건용 작가의 개인전《現身현신》은 행위예술가로서의 작업에 초점을 맞추어 6월 4일 오후 6시 라이브 퍼포먼스가 선보이며, 그의 사진ㆍ회화ㆍ조각 등 40 여년에 걸친 그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하나의 매체로서 신체가 가지는 궁극적 역할에 대한 작가의 믿음은 이 전시의 제목 《現身: 현신》에 반영했다. ‘지금’이나 ‘현재’를 뜻하는 한자 현(現)과 ‘몸’을 의미하는 신(現)을 결합한 단어로 자아의 존재를 타인에게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건용은 1975년부터 1980년까지 50여 차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퍼포먼스에서 작가는 손을 이용한 사소한 동작들과 더불어 먹기ㆍ걷기ㆍ숫자 세기와 같은 일상 속 지극히 평범한 행동들을 행했다. 일상의 재연처럼 보이는 동작들은 당시 한국의 사회·정치적 맥락 연관해, 이 작가의 작업을 이해하는 중요 요소이다.

1972년 유신 체제 시기, 시각예술은 서양식 유화나 수묵화ㆍ조각 등 정권이 인정하는 미술의 카테고리를 벗어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은 정부의 지원을 일체 받지 못했다. 이 작가의 초기 퍼포먼스가 국가의 관심을 끌지 않을 정도의 기본적인 행동들을 반복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건용 작가의 퍼포먼스는 일반 관객들이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또한, 작가의 여러 퍼포먼스는 체계적으로 기록돼, 관객들을 위한 시각 매뉴얼이다. 그는 초창기부터 기록을 작업의 중요 요소로 여긴다.

이 작가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장성 뿐 아니라 사진이라는 매체로서 퍼포먼스의 가능성을 실험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1975년 서울에서 개최된 마지막 A.G전과 1976년 한 전시에서 <장소의 논리>를 선보이기 전, 작가는 홍익대학교 운동장에서 행한 퍼포먼스를 동료 작가인 이완호가 여러 장의 사진으로 기록했다.  <장소의 논리>의 공식적인 퍼포먼스에 앞서 촬영한 사진 원본은 오늘날 그의 초기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소의 논리>ㆍ<신체 드로잉>ㆍ<손의 논리>를 과거 이건용 전시에서 볼 수 없었던 사진 작품으로 선보이며, 작품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로 신체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건용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1973)ㆍ파리 시립 근대미술관(1973)ㆍ칸의 칸 뉴쉬르메르(1976)등에서 전시했으며, 올 6월말에 부산시립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앞두고 있다.

자세한 전시 정보는 페이스 갤러리(https://www.pacegallery.com/)에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