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회적 기여, 제도 정비 시급

10월 30일 열린 심포지엄서 문제 제기… 각계 대표 열띤 토론 펼쳐

2009-10-30     박솔빈 인턴기자

10월 30일 오후 2시부터 예술의 전당 문화사랑방에서 ‘문화를 통한 기업과 예술인의 사회적 기여’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은 기업과 예술인이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법 모색을 위해 열렸으며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정홍익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 자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박순태 예술정책관은 인사말을 통해“나눔문화‧기부문화가 활성화 돼야 한다, 돈 있는 자는 돈으로 예술인은 전문지식과 능력으로, 자질과 소양을 과감히 어두운 곳으로 되돌려 놓을 때 품격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행정은 행정대로 지원할 자세가 돼있다. 오늘 포럼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국민운동으로 가져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위해 "기부금에 대한 조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예술대학 정중헌 부총장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LG연암문화재단 정윤석 상무, 서울팝스오케스트라 하성호 상임지휘자, (재)함께일하는재단 이은애 사무국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정중헌 부총장은 "기자 시절 테레사 수녀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가난을 구제할 수 있냐'고 묻는 나에게 그녀는 반짝이는 눈으로 '나누면 된다'고 자신에 차 말했다"며 서두를 뗐다.

“미래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생활의 편의가 향상되겠지만 그것이 인간의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사회의 행복은 문화예술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말한 정 부총장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의 4배가 넘는 2조 5,200억 원을 기록했고 매출액도 32조 5,1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세계 기업의 위용을 보였으나 지난 2008년 조사된 예술문화 지원 상위 20대 기업(문화재단 제외)에 따르면 고작 16위에 올랐다. 이처럼 대기업마저도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자청한 지휘자 정명훈의 아들 정민 등 예술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 사례를 소개하며 “기업들의 기부 등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기금을 내야한다. 정부와 기업 모두 비영리 단체에 관심을 가져야하며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의식 또한 필요하다”고 열변을 토했다.

뒤를 이어 정윤석 상무가 ‘문화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공헌과 건전 기업문화 정착’에 대해 LG그룹의 사회적 기여 사례를 발표했다.

정 상무는 “21세기는 감성코드로 소통, 문화예술 활동은 기업의 고품격 이미지 생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문화적 사회공헌 활동이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는데 실제로 LG전자의 경우 냉장고나 세탁기 등의 디자인에 유명작가의 작품을 활용해 큰 인기를 끌어 왔다.

그는 그 밖에 LG아트센터, LG연암문화재단의 메세나 활동, ‘즐거운 나눔티켓’ 등 문화적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예술지원 활동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문화예술인의 사회적 참여 방안’에 대해 발표한 하성호 상임지휘자는 종전에 자선활동 정도로 여겨지던 문화사회공헌이 현재 기업들의 산업 중추로 전환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하 지휘자는 기업들의 문화사회공헌 사례로 ‘희망‧사랑나눔콘서트’, ‘푸른음악회’ 등을 소개하며 “일방통행형의 지원이 아닌 기업과 예술인이 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며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은애 사무국장은 ‘문화예술 관련 사회적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 “제도적 시스템과 정책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사무국장은 “신청대비 인증율이 33% 밖에 되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적기업 인증 기준의 좁은 울타리 때문에 일자리 창출이 더디다. 지역별로 봤을 때 비수도권은 54% 뿐, 과반수 가까운 기업이 수도권에 몰려있다”고 전했다.

또 이 사무국장은 문화예술과 대도시 낙후지역 개발의 통합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예술의 발전을 이룬 사례로 프랑스 ‘마르세이유 라 프리쉬 라 벨드 메’와 서울의 ‘문래예술공단’을 소개하며 이들처럼 성공한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 대상 확대, 서비스 구매지원 등 정책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 4시부터는 한나라당 나경원 국회의원, 배우 윤석화,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이병권 사무처장,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심원술 교수, (주)노리단 김종휘 대표 등 각계 대표들은 이번 발표 주제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서울문화투데이 박솔빈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