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송년판소리, 대한민국 대표명창 안숙선의 ‘수궁가-정광수제’

안숙선 명창, 10년째 매해 국립극장 12월 완창판소리 무대 세 명의 제자 이선희·남상일·서정민 함께 무대 올라

2019-12-24     조두림 기자

1986년 처음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 이래 29회라는 최다 출연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완창한 유일한 소리꾼 안숙선 명창이 ‘국립극장 송년판소리-안숙선의 수궁가 정광수제’를 오는 28일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안숙선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인 안숙선 명창은 2010년부터 매해 12월 완창판소리 무대를 도맡아왔다.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에 견줄 만한 것이 있다면, 나는 단연코 우리 판소리 다섯 바탕을 꼽는다”라고 밝힌 안 명창은 올해도 어김없이, 10년째 완창판소리 무대를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한다. 

안숙선 명창은 2019년을 마무리하는 ‘송년판소리’ 무대에서 정광수제 ‘수궁가’를 부를 예정이다. 정광수제 ‘수궁가’는 안숙선 명창의 스승인 故정광수 명창이 정리한 소리다. 정광수 명창은 유성준 명창으로부터 전해 받은 ‘수궁가’ 사설에 설명을 더하거나 대목을 추가했다. 한학(漢學)에 밝고 유식해 기존 판소리 사설 가운데 잘못 전승된 것은 고치고, 표현 또한 격식을 갖추면서도 풍부하게 다듬어 ‘수궁가’의 서사가 지닌 매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이를 계승한 안숙선 명창의 ‘수궁가’ 또한 유려한 사설 표현을 잘 간직하고 있다. 안숙선 명창은 청아한 성음, 명료한 발음으로 다양한 동물 캐릭터 이야기와 약(藥)에 대한 용어 등 빠른 호흡으로 전개되는 ‘수궁가’를 누구보다 재미있게 부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분명하고 엄정한 소리, 기품 있는 발림(몸동작)이 으뜸으로 꼽히는 정광수제 ‘수궁가’를 통해 품격 높은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안숙선 명창은 세 명의 제자 이선희·남상일·서정민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소리꾼 이선희가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수궁가’의 처음부터 삼대독자인 별주부가 육지로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모친이 탄식하는 대목까지를 부른다. 판소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리꾼인 이선희가 정광수제 ‘수궁가’를 어떻게 분석해 그려낼지 주목할 만하다. 이어 재담 넘치는 말솜씨로 사랑받는 소리꾼 남상일이 탄탄한 소리로 별주부가 육지 세상의 경이로움을 노래하는 ‘고고천변’부터 별주부가 겁 많은 토끼를 업고 수궁으로 떠나는 장면까지 들려준다. 세 번째 주자인 서정민은 ‘범피중류’부터 ‘토끼가 수궁을 탈출하는’ 대목까지 맡는다. 서정민 역시 이론과 실력을 두루 갖춘 소리꾼으로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수궁가’를 완창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안숙선 명창이 소리를 이어받아 ‘수궁가’를 완성할 예정이다. 

고수로는 김청만 명고, 국립창극단의 조용수,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조용복이 함께한다. 해설과 사회는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유영대가 맡는다.

■예매·문의: 전석 3만원.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