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제본?서울도서관 ‘앞장과 뒷장’展으로 살펴

국내 최초 예술제본 공방 ‘렉또베르쏘’ 기념, 책 문화 전시로 풀어내

2020-02-03     이가온 기자

서울도서관은 한국 예술제본의 20년 역사를 돌아보고, 예술제본의 가치를 소개하기 위한 ‘앞장과 뒷장’展을 오는 4일부터 29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9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예술제본 공방 ‘렉또베르쏘’의 20주년을 기념하고, 기록물이나 낡은 책을 견고하게 보존하는 제본 방식 ‘예술제본’이 우리나라 책 문화에 끼친 영향을 알리고자 한다.

전시 구성은 ‘렉또베르쏘’가 거쳐 온 다섯 곳의 공간을 시간의 순서대로 보여주며, 예술제본 작품 100여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시기별 작품과 활동, 발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예술제본에 입문한 초심자가 만든 예술제본 책부터 십여 년 이상의 경력으로 ‘를리외르(Relieur)’라고 부르는 전문 제본가의 작품까지 함께 선보인다.

특히 수년 간 작업한 박경리의 토지 전집(전 21권)과 빛나는 순간을 직접 그리거나 사진을 찍어 엮어 만든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작품집, 책 낱장을 분해한 후 공들여 보수·복원한 특별한 의미의 성경 등 각자의 역사가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렉또베르쏘의 예술제본가들이 2011년부터 참가하고 있는 프랑스 국제 예술제본 비엔날레(Biennales Mondiales de la Reliure d'Art)의 출품작도 전시된다. 라퐁텐 우화집, 빅토르 위고의 시집, 카뮈의 이방인 등 해외에서 인정받은 수상작도 전시한다.

또한 시민들에게 예술제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 전시와 관련된 서울도서관 소장 도서도 소개할 예정이다. 전시 기간 중 기획전시실에 방문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전시와 연계해 오는15일 오후 2시에는 책 ‘제본’과 ‘제본가’의 역할을 이해하고, 현대의 책 문화 속 예술제본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한 연계 강연 ‘책을 지키는 사람들’이 진행된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이번 '앞장과 뒷장展'과 '책을 지키는 사람들' 강연을 통해 오랜 역사 속에서 책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라며 “올해도 많은 시민들이 서울도서관에서 전시와 강연에 참여해 책 문화를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도서관 운영 시간 중에 누구나 자유롭게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그 외 문의사항은 서울도서관(02-2133-0242)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