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와 현대무용 만나 新장르‘ 적벽’

4연 맞는 공연...정동극장 대표 레퍼토리 ‘적벽대전’장면 옮겨와, ‘부채’ 무대 위 언어

2020-02-14     이가온 기자

정동극장은 올해 첫 레퍼토리 공연으로 <적벽>(연출_정호붕/안무_김봉순)을 올린다. <적벽>은 지난 2017년 정동극장 전통 창작공연 개발 사업 ‘창작ing’ 무대 첫 선 이후, 2018-2019 연속 공연된 정동극장 대표 레퍼토리다.

올해 4연을 맞는 <적벽>은 판소리와 현대무용의 만남으로 전통예술의 新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았다. ‘젊고 매서운 적벽’ㆍ‘삼국지를 가장 입체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판소리 뮤지컬로 완성시킨 작품’이란 평이었다. 제7회 이데이일리 문화대상 상반기 추천작ㆍ제7회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 3개 부문(안무상ㆍ여우신인상ㆍ앙상블상)노미네이트 되는 등 전통 창작 공연으로 기념적 성과를 보였다.

<적벽>은 칼군무와 판소리 합창ㆍ라이브 밴드로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명장면들을 쏟아낸다. 폭포처럼 떨어지는 판소리와 휘몰아치는 현대 무용을 통해 짜릿한 감동을 선사한다. 여타 전통 창작 공연에서는 만나 볼 수 없는 강한 매력으로 지난 2018년부터 팬덤을 확보했다. 하나의 장르 공연을 규정지을 수 없는 <적벽>은 4연을 맞아 ‘이제는 “적벽”이 장르다!’를 선포하며 기세등등한 귀환을 알렸다.

공연은 판소리 마당 중 장중한 대목이 많은 ‘적벽가’중 가장 흥미로운 ‘적벽대전’ 장면을 다룬다. 삼국지 세 영웅 유비ㆍ관우ㆍ장비와 조조의 전쟁이 감각적인 소리와 생동감 넘치는 군무 표현된다. 불타오르는 치열한 전장의 상황, 적벽에서 판소리가 합창이 되고 일사불란한 춤이 피어오르며 역동적인 무대가 이어진다.

특히 ‘부채’를 활용한 움직임 연출은 공연의 백미다. ‘부채’의 움직임은 무대 위 하나의 ‘언어’로 작용한다. 흰색과 붉은색의 부채들은 전장 속 병사들의 창과 방패가 되고 동남풍이 되었다 타오르는 불길로 표현된다.

매회 펼쳐지는 웅장한 판소리 합창과 라이브 밴드는 <적벽>만의 매력 포인트다. 극의 전개를 창으로 해설하는 역할인 도창과 판소리 합창의 밸런스는 기존 판소리 극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대중적 음악성을 선보인다.

전통 창작 공연으로서는 보기 드문 행보를 보여 온 <적벽>. 올해 정동극장 개관25주년과 함께 오는 14일 위풍당당한 출발을 알린다. 관람료 R석 60,000원 / S석 4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