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고무신을 꿰어주던 신기료장수는 어디로 갔을까 ...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27)

2020-10-13     정영신 기자

 

1989

장터에도 변화가 보인다.

요즘은 신기료장수를 흔하게 볼 수 없다.

세상이 바뀌다보니 장터를 지키던 풍물이 하나둘 사라져간다.

장날이면 떨어진 고무신이나 장화, 우산을 들고

신기료장수 옆에 붙어 앉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고무신은 이미 꿔어져 있었다.

 

1991

몇 해 전 강원도 도계장에서 강씨할매가 찢어진 고무신을

때워달라고 신기료장수한테 맡기니 수선비가 5,000원이란다.

이에 발끈한 할매가 "내 그 고무신을 5,000원주고 샀드래요.

그 옆구리 살짝 꿔워주는데 뭔 돈을 그리 많이 달래요

 

2011

다시 찢어진 고무신을 건네받은 강씨할매 입술을 쭈빗거리며,

마침 지나가는 바람에게 한마디 한다.

"칼만 안 들었지 완전 날강돌세

그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일은 그저 말없이

미소로 한통속이 되어주는 것이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