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장터에서 우리문화를 만나다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28)

2020-10-29     정영신 기자
1988

각 지역에서 열리는 면단위 오일장을 가보면

마을사람 몇 사람이 장마당을 만들어

소박한 인정을 나누는 모습을 만난다.

시골면단위 장날은 그 지역 노인들을 위한 작은 잔치 마당인 냥,

버스한대가 장입구에 도착하면, 행여 아는 얼굴을 만날 수 있을까

고개를 빼드는 강씨 할배가 우리 정서의 장날이다.

 

1988

 

차부 앞에서 그 지역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장터이름 하나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삶의 변천과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져

풍수지리에 맞게 장터지명을 지은 것이다.

 

1988

일제강점기와 산업화사회를 거치면서 사라진 것들이 많지만,

그 지방만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은 여전히 살아있다.

또한 전설이나 설화가 그 지역의 생활상을 만들어 낸다.

마치 그 땅에 맞는 씨앗이 있듯이...

 

1988

순천 아랫장에서 만난 박씨 할매는

새벽에 오믄 손가락 하나 꿈쩍 않고 명당자리 얻는당께,

쪼까 기다려보소, 내 보따리만 풀면 여그 사람들 벌떼같이 달려 올것이네,

긍께 여가 명당자리제이 ....“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