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보물 지정예고, 조선 전기 건축 양식 담긴 문화재

누각 건축 양식, 불교 미술의 흐름 알 수 있어 ‘무주 한풍루’와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예고

2021-04-21     이지완 기자

조선 초기, 전기의 건축 흐름을 담고 있는 유형문화재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예고가 지난 20일 발표됐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무주 한풍루(茂朱 寒風樓)」와 경기도 유형문화재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揚州 檜岩寺址 舍利塔)」이다.

조선 시대 관아 건물 “무주 한풍루”는 호남의 삼한(三寒) 중 하나로, 선조 시절 문신 백호(白湖) 임제가 ‘삼한(三寒) 중 가장 으뜸’이라며 찬사했던 문화재다. 현판은 한석봉이 썼다고 전해지며, 수많은 문인들이 찾아 풍류를 즐기던 누각이다. 당시 시대상과 문화상을 품고 있는 건축물이다.

한풍루는 정면 3칸, 옆면 2칸의 중층 누각 팔작지붕 건물로 이익공 양식 등의 특성을 보인다. 조선 후기 관아누정 격식으로 건축됐다. 누하주와 누상주(누각에서 마루 밑과 위에 세우는 기둥)의 비례와 흘림 수법, 대량의 항아리보(보의 단면형상은 둥글고 아래는 소로폭으로 좁혀진 보, 항아리의 형태) 치목 등에서 구조적 안정감과 미적가치를 고려한 건축적 특이성을 찾을 수 있다.

누각의 창건 연대는 불분명하나, 조선전기 문학과 기록을 통해 조선 초기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전소되고 다시 건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최근 이뤄진 목재 연륜 연대 분석에서 16~17세기 수리 당시 기둥과 창방에 주요 목부재가 확인됐다. 수리 시 진정성 있는 복원이 이뤄졌다는 점을 짐작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일제강점기 훼철될 위기의 누각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고 자리를 되찾으려 노력한 무주 군민의 애환이 담긴 점, 국내 몇 안 되는 중층 관영 누각으로 17세기 시기적 특성이 잘 나타나 역사·건축·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됐다.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이하 사리탑)은 조선 전기 왕실에서 발원한 진신사리탑(석가모니 몸에서 나온 사리를 모신 탑)이다. 당시 사리탑 형식과 불교 미술의 도상, 장식문양 등 왕실불교 미술의 여러 요소를 알 수 있다.

사리탑은 조선 전기 왕릉 및 왕실 관련 석조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양식과 조영기법을 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리탑 규모·치석(돌 다듬기) 상태 등을 고려하면 당대 최고 석공이 설계·시공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 전기 석조 미술의 대표작으로 그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

문화재청은 금일 지정 예고한 2건의 문화재에 대해 30일 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한다. 이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