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故서세옥 작가 작품 및 컬렉션 3200여 점 기증 받아

서세옥 작품 세계 및 컬렉터로서의 세계 아우를 수 있어 성북구, 서세옥 미술관 건립 추진할 것

2021-05-13     이지완 기자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기자] 60년이 넘는 시간동안 성북지역에 머물며 지역예술에 힘써 온 故서세옥 작가의 작품과 컬렉션이 성북구에 길이 남게 됐다. 성북구와 故서세옥 작가의 유족은 지난 12일 성북구청에서 ‘故서세옥 작품 및 컬렉션 기증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다.

협약식에는 故서세옥 유족과 이승로 성북구청장, 이건왕 성북문화재단 대표이사,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장 그리고 생전 서 작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前서울시립미술관장인 유희영 서양화가 작가 등이 참석했다.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 작가의 장남이자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협약 주요 내용은 ▲故서세옥 작품 및 컬렉션 3,290여 점 무상기증 ▲협약당사자 규정 ▲성북구립미술관 조례에 의거한 수증 ▲서세옥 작가의 가치를 기리기 위한 미술관 건립 추진에 관한 사항 등이다.

기증 작품은 서 작가의 주요 구상화 및 추상화 450점을 포함한 드로잉, 전각, 시고 등 작가의 모든 작업 세계를 망라한 2,300여점이다. 이번 기증은 서세옥 작품 세계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소정 변관식, 소전 손재형, 근원 김용준 등 한국미술의 맥을 잇는 작품들이 포함된 900여 점의 서세옥 컬렉션은 컬렉터로서 서세옥의 색을 조망할 수 있다.

故서세옥 작가는 1929년생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주목할 만한 작품을 남겼으며 교육자로서 한국 미술 중심축을 이룬 인물이다. 그의 유족으로 부인 정민자 여사와 두 명의 아들이 있다. 첫째 아들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서도호 작가이며 둘째 아들은 저명한 건축가 서을호다.

故서 작가는 성북구에 지내면서 지역에 남다른 애정을 표했었다. 1978년 서 작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성북장학회’는 성북 미술인들이 작품을 판매한 기금으로 해마다 성북구 관내 저소득 아동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활동을 펼쳤다. 2021년 현재까지 약 1,700 여명에게 희망을 안겼다.

지난 2009년 개관한 자치구 최초의 등록미술관인 성북구립미술관 건립에도 서 작가의 많은 노력이 담겼다. 그는 미술관 건립 이후 명예관장으로도 많은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기증되는 모든 작품들은 성북구립미술관이 소장해 관리하게 된다. 협약식 이후 성북구는 서세옥 작품세계를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는 미술관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화상을 통해 협약식을 함께한 서도호 작가는 “故서세옥 작가가 평소 작품은 관객과 소통할 때 존재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성북에 작품을 기증하고자 하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말씀하셨기에 이번 결정은 매우 자연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승로 구청장은 “이번 협약체결은 성북구와 故서세옥 작가 유족 모두에게 의미 있는 일이며 향후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여 성북구의 중요한 미술문화 성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성북구에 모든 작품을 기증해 주신 유족께 깊은 감사를 표하고 성북지역 근현대 예술가들의 가치정립과 보존에 대한 열정을 다하겠다”라는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