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 유적’서 삼국시대 최장신 180cm 남성 인골 발굴

동시대 남성 인골 평균 165cm를 훌쩍 넘는 신장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한국문화재재단과 학제 간 융복합 연구 추진 계획

2021-07-16     안소현 기자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문화재청(청장 김현모)에서 복권위원회 복권기금으로 추진 중인 국비 지원 발굴 ‘탑동 유적’ 현장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 시대 인골 중 최장신 남성 인골이 확인됐다. 한국문화재단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경주 탑동 일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탑동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조사 중인 경주 탑동 28-1번지(이하 ‘탑동 유적’)에서는 5~6세기 삼국 시대 대표적인 무덤 24기와 그 내부에 있던 총 12기의 인골이 확인됐다. 그중 2호 덧널무덤에서 확인된 남성 인골은 신장이 180cm에 가깝다. 이는 삼국시대 무덤에서 조사된 남성 인골의 평균 신장 165cm를 훨씬 넘는 수치다. 보존 상태도 완벽에 가깝다. 

경주 남천과 인접한 도당산 아래쪽에 위치한 탑동유적은 기원후 1세기 전후의 목관묘를 비롯해 6세기까지의 무덤이 발견된 신라의 중요한 무덤군이다. 한국문화재재단에서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조사를 거쳐 돌무지덧널무덤 130기 등 약 180여기의 무덤을 확인했다. 

조사 현장에서는 피장자가 척추 변형(비정상적인 척추 만곡)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앞으로 정밀한 고고학적 조사와 병리학적 연구를 거쳐 해당 남성이 어떠한 육체적 일을 했으며 어떤 직업군에 종사하고 있었는지 추정해 볼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경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이번에 공개된 탑골 유적 인골을 수습해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다양한 학제간 융복합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탑동 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부터 정밀한 인골 노출과 기록 및 수습·분석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인골을 통한 형질인류학적 및 병리학적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라인의 생활 및 환경과 장례풍습을 규명하는 한편, 안면 복원을 통해 신라인의 용모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인골은 고고학계에서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과거인의 유전학적 및 생물학적 특징뿐 아니라, 당대 생활 및 환경을 복원할 수 있는 단서이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는 고인골과 같은 출토자료에 관한 제도적 장비를 마련하는 입법이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