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88] 서울공예박물관

2021-11-18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금년 7월 서울시는 (구)풍문여고를 리모델링하여 서울공예박물관을 개관하였다. 이는 한국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으로, 전통과 현대의 다양한 공예품 전시를 통하여 공예의 실용적, 예술적, 문화적 가치 공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전시는 개관특별전으로서 ‘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다’ 제하의 현대공예 전시였으며, 본인이 1979년 뉴욕문화원 문정관 근무 당시 메트로포리탄박물관에서 개최된 ‘한국미술5,000년전’에 대한 NYT의 논평을 떠올리게 되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미술의 대표성과 정체성은 공예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의 회화는 중국 미술과의 큰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려우나, 공예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자적인 창의성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도자문화는 장식 위주의 중국, 일본의 도자와 달리 단순미의 극치를 이루어 왔다’고 극찬한 것이다.

‘공예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인 어린이박물관을 철물공방, 가구공방, 그릇공방 등 5개분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이디어도 참신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박물관 전체를 감싸고 있는 조경작업으로서 박물관의 품격을 높여준 것으로 생각되었다.

또 한가지 꼭 볼만한 것으로 어린이박물관 옥상에서는 ‘이건희기증관’이 들어설 ‘송현동’ 부지가 눈에 들어온다. 1만여평의 땅이 20여년간 원시림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다. 미술관을 건립하는 것 보다 도심속 녹지로, 서울의 허파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