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51] 기후와 땅이 인물을 낳는다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51)

2022-05-10     정영신

 

1991

풍토와 인종은 성격과 말씨를 만든다고 한다.

곧 한지역 사람들의 인정과 감정과 풍습이

그 고장의 산과 내를 닮은 다는 것이다.

전라도는 삼한사온의 기후 덕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살기 좋고, 산이 적어 농사짓기에도 알맞다.

 

1990

택리지를 쓴 이중환은 ‘산수가 인물을 낳는다’며

기후와 땅의 자연환경이 사람의 삶과 성격을 규정한다고 했다.

전라도 사람들은 남의 땅, 남의 것을 넘보지도 않고,

정의와 풍류에 따라 살아간다.

 

1992

그들은 텃새들이 무엇을 먹고 살며,

사람에게 무슨 해와 덕을 주는 줄을 알고,

산짐승들의 생태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집짐승인 소와 염소와 가깝게 사귀며 의사소통을 했다.

특히 소는 쟁기질, 써레질, 수레끌기를 하는 동력으로

그를 부리고 그에게 풀을 뜯기고 여물을 주면서

소의 말을 들을 줄 알았고, 소의 감정을 읽을 줄 알았다.

 

1993

이제 그들은 할배가 되어 오일장에 나와 막걸리잔 위에

지난 세월을 부릴뿐이다.

농사를 지으면서도 몸짓, 손짓 하나하나에 가락을 넣어

들노래를 지어부르며 서로돕고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냈다.

송정리장 국밥집에서 만난 박씨할배는

“나는 맘이 부자여, 긍게 놈한테 한나도 부끄럽들 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