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시] 섬·2/나호열
2022-05-25 이지완 기자
섬·2
나호열 (1953~)
닻을 올리고 목표를 정했다. 신기루를 넘어서 아무도 가닿지
못한 그 곳에 첫 발을 내딛는다는 生의 기쁨, 식량과 씨앗,
부싯돌을 준비했다. 그렇게 몇 년 몇 십 년을 앞으로만 내달
렸다. 가속도가 붙어 쏜살같았다. 슬픔을 얻게 되리라 뒤돌아
보지 말라는 약속을 잊고 뒤를 돌아다보았을 때, 그 섬은 生
의 뒷면에 있었다. 그 섬은 우리의 출발지였다. 다시 후진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