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展, 숨겨져 있던 북한 유화 만나봐

OCI미술관, 2.25까지 북한유화ㆍ근현대한국미술 60여 점 공개

2023-01-12     이지완 기자

한국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북한 유화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개최된다.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이 새해를 여는 첫 전시로 북한유화 소장품전 《히든 트랙》을 선보인다. 지난 5일 개막해 오는 2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OCI 창업주이자 ‘마지막 개성상인’ 송암 이회림(1917-2007) 선생이 수집한 북한유화를 중심으로 OCI미술관의 근현대 소장품을 더해 총 60여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문학수,

그간 한국 사회에서 ‘북한의 미술’은 사회주의 이념의 산물로 여겨져 왔다. 이번 전시는 북한유화를 한국미술사의 ‘한 갈래’이자 ‘히든 트랙’으로서 선입견 없이 감상하고 관찰해보고자 기획됐다. 월북화가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북한유화의 예술성을 발견하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이기도 하다.

《히든 트랙》은 자연, 도시, 인물, 정물 등 다양한 주제의 1950-80년대 북한유화로 구성된다. 또한 선보이는 북한유화들 사이로 한국의 근현대 작품 9점을 함께 전시해 한국-북한 미술의 ‘닮음과 다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만형,

1층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은 자연풍경화와 정물화다. 풍부한 색채를 구사한 김관호의 <강변의 여인>과 길진섭의 <만추향경>, 화려한 색감과 붓질을 보여주는 한상익의 금강산 풍경화 등을 만날 수 있다. 서정성이 짙게 묻어나는 이 그림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친숙한 조형언어와 미감을 전달한다. 한국 근대기 화단을 빛낸 주경, 최영림, 이도영의 작품도 함께 감상해볼 수 있다.

2층 전시실은 삶의 모습이 담긴 인물화와 도시풍경화로 구성된다. 김만형의 <남포제련소 노동자>와 최재덕의 <집단공장>은 노동자와 그들의 일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한국 근현대 작품 임직순 <화실>은 북한의 인물 초상화들과 어울려 인물의 삶과 작가의 화풍을 간직한 인물화 중 하나로서 함께 감상해보고자 한다.

▲한상익,

마지막 3층 전시실은 북한유화와 한국 현대 미술을 비교∙감상하도록 구성된다. 우리에게 북한유화는 낯설고 생경하며 이색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역설적이게도 ‘낯선’, ‘이색적인’, ‘생경한’과 같은 수식어 모두 현대미술이 환영하는 코드이기도 하다. 동시대 작가 김장섭, 강호연, 전혜림, 정해민의 작품과 함께 살펴보며 북한유화를 이색적인 예술 장르로서 순수하게 감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