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에어밴더>원작만화 실사판 수준에 그쳐

미숙한 스토리 진행과 볼거리 제공도 부족

2010-08-17     이상정 인턴기자

[서울문화투데이=이상정 인턴기자] 우리모두 즐겨 봤던 영화 <반지의 제왕>을 기억하시는지? <라스트 에어밴더>의 막이 내린 직후 생각나는 것은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였다. 지루한 스토리 전개에 나래이션으로 처리되는 부분들까지, 이전 시리즈로 나오는 영화들의 1부작이 지니는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 영화가 아동 및 청소년도 염두에 둔 만큼 스토리가 다른 성인 지향 영화들에 비해 어려울 필요는 없겠지만 스토리가 유치하다 유치하지 않다의 문제가 아니라 스토리 진행이 얼마나 어색한가가 문제가 된다. 게다가 그렇게 어색한 편집이라니! 주인공이 웅변하는 도중에 나타난 그 병사들은 뭐 순간이동이라도 할 줄 아는 건가.

스토리 라인이 끈끈하지 못하다면 볼거리로 메꿀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러지도 못하다. 영화는 내내 압박을 주는 음악과 눈이 아프게 회전하는 앵글로 사람들에게 강요를 하고 있다. ‘이 영화는 단지 볼거리만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볼거리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주인공 ‘아앙’이나 다른 인물들의 액션이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하게 쓰인 전투씬의 경우 충분히 볼거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타이밍에 맞지 않는 대사나 스토리를 드러내는 데 멈추는 인물의 대사는 영화를 그저 원작 만화의 실사판 수준에 머무르게 한다.

원작 만화가 미국 내에서 끌었던 인기에 기댈 생각인지 감독의 의중을 알 수 는 없지만, 이번에 개봉하는 1부작의 상태에서는 <반지의 제왕>과 같이 후속편을 보기 위해 참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이런 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국내 애니메이션이 영화화까지 이뤄졌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러기에 더욱 눈에 거슬리는 점이 안타깝다. 좀 더 잘하면 우리가 작성한 이야기도 충분히 재밌는 영화가 될 텐데, 좀 더, 좀 더 하고 외치게 되는 것은 비단 본 기자뿐일까? 영화 <라스트 에어밴더>가 하나의 시리즈로 힘을 받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은 아닌 듯 싶다. 그래도 왠지 응원하고 싶어지는 영화 <라스트 에어밴더>, 관객들의 조금 더  관대한 시선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