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5명의 수녀들의 이야기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5명의 수녀들의 이야기
  • 박상희 인턴기자
  • 승인 2009.03.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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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고 유쾌한 에피소드, 스트레스 확~

 91년 초연 이래 수백만 관객동원, 최장기 공연기록, 최고 흥행기록 등 숱한 국내 공연 기록들을 만든 뮤지컬 한편이 있다.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뮤지컬! 수녀복을 입은 범상치 않은 다섯 명의 여인들이 나오는 뮤지컬. 바로 ‘넌센스’이다.

 세상에서 가장 근엄하고 웃지도 않을 것 같은 수녀님들이 노래하고 춤추며 끼를 발산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폭소를 자아낸다. 큰 무대전환이나 의상교체 없이 무대 하나만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5명의 인물들을 통해 충분히 뮤지컬의 매력을 가득 느낄 수 있다.

▲ 뮤지컬 넌센스

 이 작품은 각기 뚜렷한 캐릭터를 가진 다섯 명의 수녀가 나온다. 엄한 것 같지만 약간의 엉뚱함을 가지고 있는, 사실 새빨간 레이스 달린 속바지를 좋아하는 레지나 원장 수녀, 예비 수녀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2인자 허버트 수녀, 언더스터디지만 단독무대의 꿈을 꾸고 있는 로버트 앤 수녀, 큰 십자가에 머리를 맞아서 기억을 잃은 귀여운 엠네지아 수녀, 마지막으로 발레리나를 꿈꾸는 깜찍한 예비수녀인 레오 수녀까지 각기 개성이 뚜렷한 엉뚱한 다섯 수녀의 기막힌 공연이 이루어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수녀의 모습이 아닌, 우리와 닮은 다섯 명의 수녀들에게는 공연을 해야 하는 사연이 있다. 호보켄 수녀원에는 최근 참사가 있었다. 주방 일을 맡은 수녀가 만든 야채 스프를 먹은 수녀 52명이 소시지 중독으로 죽고 만 것이다. 다행히 빙고 게임을 하러 외출했던 5명은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런 일을 겪게 되자 장례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녀들은 카드 판매사업을 하게 된다. 이 사업으로 크게 돈을 모았지만 PDP 대형 벽걸이 TV 한 대를 구입하게 되어 48명의 장례만을 치르게 되었고, 남은 4명의 수녀들은 냉장고에 잠시만 보관하기로 한다. 남은 수녀 4명의 장례비용을 모으기 위해 또다시 수녀들은 공연을 펼치게 된다.

 근엄한 원장수녀부터 예비 수녀인 젊은 레오수녀까지 각기 다른 성격과 개성으로 재미를 준다. 위엄 있어야 할 원장 수녀는 로버트앤 수녀가 가져온 ‘러쉬’라는 마약을 접하게 되면서 철저하게 망가진다. 빨간 레이스 속옷을 보여주면서까지 말이다. 또한 남자같은 이름을 가진 터프한 허버트 수녀는 굵은 목소리와 대사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이 외에도 탭댄스와 발레, 복화술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전달한다.

 이번 공연이 주는 매력 중의 하나는 관객과의 소통이다. 처음에 농구공을 갖고 들어와 관객들에게 골을 넣도록 하는 이벤트를 열어 관객의 집중을 유도하기도 하고, 공연 도중 객석에 내려와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던지고 선물도 주며 남녀 미팅을 주선하기도 한다. 판에 박힌 연극, 뮤지컬 분위기를 벗어나 즉흥적인 대목도 눈에 띈다. 또한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유머스럽고 그에 따른 표정도 생생하다.

 그러나 5명의 수녀가 함께 노래와 춤을 선보이기보다는 각기 순서대로 자신의 장기를 나열한듯한 느낌이 강해 긴장감이 떨어지고 지루한 면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넌센스’가 사랑받는 이유는 ‘웃음’뿐만 아니라 ‘감동’도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에게 유머러스하면서 황당하고 유쾌한 에피소드를 통해 실컷 웃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게도 하고, 그녀들이 어떻게 수녀의 길에 오게 되었는지 그녀들의 고백을 들으며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통한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

박상희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